"[쿠키뉴스=김현섭 기자]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캣맘의 ‘벽돌 사망’ 사건과 관련, ‘캣맘’(집 없는 길고양이들에게 음식을 주며 돌봐주는 여성을 일컫는 말)에 대한 ‘혐오증’이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캣맘’을 검색하면 ‘캣맘 엿먹이는 방법’이 가장 먼저 검색된다. 고양이를 싫어하거나 ‘도둑 고양이’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어서, 주변에 길고양이들이 몰려들게 하는 캣맘의 활동에 반대하는 이들이 올린 글들이다.
글쓴이를 비공개로 한 이 글에서는 “도둑고양이 때문에 피해를 겪고 있다. 누군가 대야에 사료를 주는데 캣맘을 엿먹이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묻고 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는 “대야를 매일 집으로 가져가면 대야가 다 떨어져 밥을 못 줄 것이다”, “캣맘 집 주변으로 매일 사료를 주면 고양이가 (그 집으로만 모여) 시끄러운 줄 알게 될 거다”라는 등의 글이 달렸다.
또다른 네티즌은 “우리 아파트단지에서 설치는 캣맘을 쫓아내고 싶다”고 글을 올렸고, 이에 대해 다른 네티즌들은 “참치캔에 기름 버리고 부동액(차량용)을 넣어두라”, “카센터에 가서 폐냉각수를 얻어와라”, “어미 고양이는 미각이 새끼보다 둔하니 소금을 부동액과 알코올에 섞어 놓으면 효과가 확실하다”는 구체적인 지시도 답변으로 달았다.
이처럼 길고양이가 공동 주거공간에 모이는 것을 불편해하는 시각도 많지만, 도를 넘은 혐오증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네티즌들은 “고양이도 하나의 생명체”라며 “내가 불편하다고 상대방을 죽인다면 그건 인간이 아닌 짐승의 마음”라고 지적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동물 관련 범죄는 대부분 그로 인한 ‘피해’ 때문이 아닌 단지 해당 동물에 대한 ‘혐오’ 때문에 이뤄진다”며 “이런 혐오증이 살인으로 이어졌다면 심각한 문제로,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용의자가 아래로 던진 시멘트 벽돌에 사람이 맞아 죽을 줄은 몰랐을 수는 있지만, 해코지할 의지는 명확했다고 볼 수 있다”며 “단순히 길고양이에 대한 개인적인 혐오감 때문인지, 이로 인한 말다툼 끝에 적대감이 쌓여 특정인(캣맘)을 향한 범죄인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오후 4시 40분쯤 용인 수지구의 한 18층짜리 아파트 화단에서 박모(55·여)씨와 또다른 박모(29)씨가 고양이집을 만들던 중 아파트 상층부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50대 박씨는 숨졌고, 20대 박씨가 부상을 당했다.
숨진 박씨는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캣맘’ 활동을 했으며, 같은 아파트 이웃인 20대 박씨는 숨진 박씨가 지난달 고양이 밥을 주는 것을 보고 도와주던 관계로 조사됐다.
경찰도 이번 사건에 대해 ‘캣맘 혐오범죄’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용인서부경찰서는 결정적 증거물인 벽돌에 용의자 DNA가 묻어 있을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또 해당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DNA 채취에 들어간 상태로, 일부 주민들은 경찰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DNA채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에는 벽돌 사진을 넣은 전단을 아파트 주변에 배포, 주민 제보를 받고 있으며 최대 500만원의 현상금도 걸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감정을 통해 벽돌에서 용의자 DNA가 검출되면,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채취한 DNA와 대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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