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싸게 만들어 달라 했다” TGN컴퍼니 이홍선 대표가 밝힌 루나폰 뒷이야기

“SKT가 싸게 만들어 달라 했다” TGN컴퍼니 이홍선 대표가 밝힌 루나폰 뒷이야기

기사승인 2015-10-13 04:30:58
이홍선 TG앤컴퍼니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TG앤컴퍼니 스마트폰 LUNA(루나) 출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루나’를 기획한 TG앤컴퍼니 이홍선 대표가 뒷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또 6개월 안에 60만대를 팔겠다는 큰 포부를 밝혔다.

12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루나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루나 판매량을 구체적인 수치로 밝히긴 어렵지만 하루에 2000대 정도 판매되고 있다”면서 “해외 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1년 안에 타국에서도 루나폰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나는 지난달 4일 TG앤컴퍼니가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대만의 폭스콘이 생산을 맡고 있다. 루나는 출고가 44만9900원의 가격에도 국내 출시 안드로이드폰 최초로 전체에 메탈 소재를 적용했다. 13.97㎝(5.5인치) 풀고화질(HD) 디스플레이, 전면 800만, 후면 1300만 화소 카메라 등 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췄다.

루나는 가격대비 성능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한 달 만에 약 3만대의 초기 물량이 매진됐다. SK텔레콤이나 TG앤컴퍼니는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5만대 이상 팔렸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TG앤컴퍼니는 루나의 흥행에 힘입어 후속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단독으로 출시되는 SK텔레콤 이외에 다른 통신사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대표는 “후속작은 많은 기능을 집어넣기 보다 통신사, 제조사들의 기본 애플리케이션을 빼는 등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만들려 한다”며 “평생 SK텔레콤으로만 출시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5월 설립된 TG앤컴퍼니는 PC 모니터와 TV 등을 생산해오다 지난 9월 초 폭스콘·SK텔레콤과 손잡고 루나를 내놓았다.

이 대표는 “모니터를 만들어봤지만 시장조사를 해보면 ‘이런 제품을 왜 만드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소비자를 ‘설득’하지 않고 소비자 ‘유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시장 진출에 앞서 2011년부터 3년 동안 블로그·기사·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글 1500만건을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했더니 소비자들은 첨단기술보다는 디자인,
메탈 소재, 튀어나오지 않은 카메라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못지않은 사양에도 출고가를 낮출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선 “SK텔레콤에서 최대한 싸게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웃음으로 대답했다. 그러면서 “루나를 기획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추구했던 것이 가격 대 성능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새로운 신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이 계속 나오지만 소비자들의 최신 기능에 대한 관심도는 점차 떨어지고 있다”며 “어마어마한 선행연구와 투자, 시행착오를 버틸 만큼 회사 규모가 되지 않는 저희로서는 필요한 부분은 살리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서 싸게 제품을 내놓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제품을 베낀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이 대표는 “아이폰 제품을 생산하는 폭스콘이 가진 특허를 사용했기 때문이고 인포커스 제품과 디자인이 동일한 것도 특허를 공동 사용하고 있어서다”고 반박했다. 또 “비슷하다고 보면 비슷하게 생겼지만, 빛이 나는 옆면과 카메라의 위치 등 차별점도 많아 완전히 다른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 독점 출시와 관련해 불거진 ‘SK그룹의 특별 지원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SK그룹과 대만의 홍하이 그룹(폭스콘의 모회사)이 제휴를 맺고 폭스콘이 제조한 루나를 SK그룹이 적극적으로 밀어준 것이라며 루나를 ‘최태원 폰’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2년 전부터 폭스콘 제품을 SK텔레콤과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SK텔레콤을 직접 찾아가 예전 SK그룹 내 스카이 브랜드 위치를 잡아보겠다고 먼저 제안했다. 루나를 가장 잘 팔아 줄 수 있고 광고도 적극 지원해줄 수 있는 SK텔레콤을 설득해 손잡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의 사요미라는 평가가 있는데 이를 지향하느냐”는 물음엔 “샤오미는 소프트웨어 기반 회사로 많은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고 단말기를 많이 팔아 저변성을 확보한 뒤 소비자 의견을 잘 수렴하는 기업”이라고 평가한 후 “TG앤컴퍼니가 한국의 샤오미라고 불리기엔 회사 규모부터 많이 차이가 나지만 디자인 측면은 루나가 낫다고 본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선 샤오미를 따라잡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삼보컴퓨터를 창업한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로 미국 플로리다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2012년부터는 삼보컴퓨터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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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ukinews.com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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