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어디까지 떨어져야 멈출까. ‘슈퍼스타K’ 시리즈가 걷고 있는 내리막길에는 끝이 없어 보인다. 지난 15일 방송된 Mnet ‘슈퍼스타K7’ 9회는 첫 생방송 무대로 기대를 모았지만 2.8%(Mnet?tvN 합산, 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로 오히려 8회 시청률 3.2%보다 떨어진 결과가 나왔다. 역대 ‘슈퍼스타K’ 시즌 중에서 본선 생방송에 접어들어 시청률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시즌 기록한 최고 평균 시청률(5.3%)이 본선 생방송 첫 무대에서 나왔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제작진이 ‘슈퍼스타K7’의 하락세를 지켜만 보고 있었던 건 아니다. 등 돌린 시청자를 끌어올 무기들을 매번 꺼냈다. 이번 시즌에서는 ‘슈퍼스타K’ 특유의 ‘악마의 편집’이 거의 등장하지 않은 대신 참가자들의 음악에 최대한 집중하는 변화를 꾀했다. 여섯 시즌 동안 심사위원을 맡아온 이승철이 하차하기도 했다. 새롭게 가세한 심사위원 성시경은 예상 가능해진 심사의 흐름을 바꿔 놨다. 실제로 성시경과 윤종신은 정반대의 심사평을 여러 번 선보여 방송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참가자들의 실력에 대한 비판도 줄었다. 지난 몇몇 시즌과 달리 ‘올해는 확실히 잘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전에는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의 가능성을 보고 발탁해 매주 무대를 펼치며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했다면 이번에는 이미 완성된 느낌의 참가자들이 여럿 눈에 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월드컵북로 CJ E&M 센터에서 열린 ‘슈퍼스타K7’ 기자간담회에서 윤종신은 “전체적으로 참가자들의 질이 많이 높아졌다”, “실력이 상향평준화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떠나간 시청자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시즌 평균 두 자리 수의 시청률을 유지했고 결승전에서 시청자 투표 100만 건 이상을 기록했던 지난 시즌 2, 3의 인기를 재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기자간담회에서 윤종신은 “시즌 2, 3처럼 계속 간다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안정화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프로그램의 지향점이 달라졌음에도 ‘슈퍼스타K’의 진행방식과 구성은 6년 전 그대로라는 점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은 “시즌 7까지 오는 과정에서 ‘슈퍼스타K7’은 매뉴얼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그것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이기도 하니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편집과 심사위원, 탈락자 선정 방식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큰 틀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슈퍼스타K’가 과거에 머물러 있는 동안 주변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2009년 ‘슈퍼스타K’가 시작된 이후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쏟아졌다.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과 SBS ‘K팝스타’는 물론 Mnet ‘보이스 코리아’, KBS2 ‘TOP 밴드’, Mnet ‘쇼미더머니’ 등 오디션 방식이나 장르를 변주한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계속해서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진화한 만큼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방송을 둘러싼 미디어 환경도 모바일의 영향력이 커지고 시청자 중심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등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슈퍼스타K를 꼭 봐야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데 실패했다.
시청률의 하락세가 긴 시간 이어졌다는 점도 문제다. ‘슈퍼스타K’는 수년 간 시청자들이 실망하고 떠나는 것을 눈 뜨고 지켜봤을 뿐 막지 못했다. ‘슈퍼스타K’의 시즌 평균 시청률은 시즌 3에서 11.8%를 기록한 이후 시즌 4에서는 8.7%, 시즌 5~6에서는 4~5%, 시즌 7에서는 2~3%로 꾸준히 떨어져 왔다. 제작진은 매 시즌 심사위원 교체나 참가자들의 쉬운 등록, 편집 방식의 변경 등 작은 변화들을 반복했다. 그 변화들이 실패를 거듭한 결과, 슈퍼위크나 첫 생방송에서 시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결승전에 이를 때까지 꾸준히 관심이 멀어지는 패턴이 시즌 4부터 계속 이어졌다. 이번 시즌에서는 아예 생방송에 대한 기대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MC 김성주는 ‘슈퍼스타K’를 두고 ‘국민 오디션’이라고 강조해왔다.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표성을 띄는 시기가 분명 있었지만 다시 그 때의 영광을 되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고 시청자도 떠났다. 그러나 “대형 기획사에서 오디션을 보기 힘들지만 가수가 꼭 되고 싶은 사람에게는 중요한 무대”라는 성시경의 말처럼 ‘슈퍼스타K’가 방송을 이어가야할 이유는 아직 존재한다. 이제는 완전히 새로 태어나는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 아직 늦지 않았다.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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