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마리텔’은 되는데 왜 ‘아프리카’는 안 될까… 반복되는 인터넷 방송 논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리텔’은 되는데 왜 ‘아프리카’는 안 될까… 반복되는 인터넷 방송 논란

기사승인 2015-11-04 17:47: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이제 ‘방송을 본다’는 말이 더 이상 ‘TV를 본다’를 의미하지 않는 시대가 됐습니다. 모바일과 PC를 통해 방송을 보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됐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방송 플랫폼도 많아졌습니다.

‘방송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연예인들이 새로운 영역에 얼굴을 비추는 일도 늘어났습니다. 가수와 배우들이 네이버 V앱을 통해 팬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개그우먼 송은이, 김숙처럼 팟캐스트를 통해 소통하기도 합니다.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도 1인 방송 포맷을 그대로 지상파 방송으로 가져온 사례입니다. tvN에서 제작해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방송된 ‘신서유기’는 인터넷 방송이라는 특징을 잘 살려 센 수위의 발언이나 브랜드 이름을 거리낌 없이 담아내기도 했죠.

하지만 연예인들이 새로운 방송 시스템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 7월 아프리카TV와 손잡고 조인트 벤처 프릭(FreeC)을 설립한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윤종신 대표는 지난 2일 오후 가수 뮤지와 함께 아프리카TV에서 ‘형만 믿어’를 첫 방송했습니다. ‘형만 믿어’는 실력은 있지만 아쉽게 묻힌 뮤지션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신화의 김동완이 게스트로 출연했죠.

하지만 ‘형만 믿어’는 첫 방송부터 막말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방송에서 BJ 백설양은 김동완의 솔로곡 ‘아임 파인(I’M FINE)’을 두고 “그런 가사 내용을 X창 인생이라고 한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BJ철구는 김동완을 향해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하려면 ‘퇴물’ 소리도 쿨하게 넘겨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욕설을 하거나 신화를 탈퇴하라고 하는 등 불쾌한 언행을 이어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죠.

결국 지난 3일 윤종신은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윤종신은 “제 미숙한 진행으로 초대된 김동완 군과 팬 여러분께 불편한 감정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핑계는 없습니다. 좀 더 깊게 배려했어야 했는데 제 생각이 짧았던 점, 인정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같은 날 김동완의 소속사 CI엔터테인먼트도 보도자료를 통해 “악성 댓글 등으로 인해 김동완의 명예와 품위에 손상을 입힌 점과 팬 여러분들께서 받으신 상처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세심히 스케줄 관리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음을 인지하고 있습니다”라고 사과했습니다.

아프리카TV에 출연한 연예인이 논란을 일으켜 사과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7월 걸그룹 걸스데이는 아프리카TV의 ‘최군 TV’에 출연해 BJ를 무시하거나 산만한 태도를 보였다는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걸스데이는 결국 방송에 다시 출연해 오해가 있었음을 직접 밝히고 사과해야했죠.

지난해 4월 개그맨 장동민, 유상무, 유세윤으로 구성됨 개그팀 옹달샘이 진행한 팟캐스트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도 여성 혐오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코디를 향한 장동민의 과격한 발언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의 생존자에 대한 그들의 비하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됐고 결국 옹달샘은 지난 5월 기자회견을 열어 대중에게 사과했습니다.

각종 논란과 사과가 연이어 발생하는 것을 보면 연예인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일반 방송과 인터넷 방송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인터넷 방송이라는 매체 특성이 면죄부를 주는 건 아니라는 얘기죠. 반면 일각에서는 인터넷 방송의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기존의 방송과 완전히 다른 공간에서 벌어지는 하나의 놀이이고 장난일 뿐이라는 말이죠.

인터넷 방송은 일반 방송에 비해 표현과 형식면에서 훨씬 자유롭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연예인들은 인터넷 방송을 통해 평소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과감하게 보여주고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죠. 그래도 인터넷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아직까진 언행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논란’에서 ‘사과’로 이어지는 패턴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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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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