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리 “18년 전 통역도 없이 수사 받아…검사가 술 취해 소리 지르기도”

에드워드 리 “18년 전 통역도 없이 수사 받아…검사가 술 취해 소리 지르기도”

기사승인 2015-11-05 00:01:56

[쿠키뉴스=정진용, 김현섭 기자] ‘이태원 살인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한 재미교포 에드워드 리(36)가 18년 전 제대로 된 수사를 받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 심리로 4일 열린 아더 패터슨(36·구속기소·사진)의 1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리는 “(18년 전) 조사를 받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전문 통역인을 요청했는데 한 번도 받아들여진 적이 없다. 수사관의 질문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며 “잠도 안 재우며 통역도 없이 밤샘 조사를 한 후 내가 각종 서류에 서명을 다 해야지만 집에 보내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조사를 받는 내내 검사에게 강압을 느꼈다. 검사는 나를 협박하고 술에 취한채 소리를 질렀다. 매일 압박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사건 발생(1997년) 당시 (故) 조중필씨를 찌른 살인 혐의로 단독 기소된 그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리는 “수사와 지난 재판과정에서 증인과 피고인 모두 둘 중 한사람이 피해자를 칼로 찔렀다고 진술하는데 아직도 동일한 입장인가”라고 묻자 “난 패터슨이 조중필씨를 찌르는 걸 봤다”고 대답했다.

리는 이날 오후 2시쯤 짧은 스포츠머리에 검은 정장, 푸른색 셔츠를 입고 별도의 통로를 통해 법정에 들어왔다. 굳은 표정을 유지한 채 재판부와 검사를 향해 꾸벅 인사를 한 리는 처음에는 패터슨을 쳐다보지 않았다.

리는 재판부가 “조중필씨 사건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그와 관련된 (증인)신문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옛썰(yes, sir)”이라고 대답했고, 영어로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패터슨을 응시했다가 금새 시선을 거두기도 했다.

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고, 패터슨이 조씨를 갑자기 찌르는 걸 거울을 통해 봤다”며 “조씨가 저항을 하려고 오른손으로 패터슨을 때리려고 했는데 패터슨은 계속해서 찔렀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본인이 찌르지 않았고 피해자가 죽어가는데 왜 경찰이나 소방서에 신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 당시 패터슨은 친구였고 충격으로 뭘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그게 실수였다. 다음 날 수사당국에 신고된 걸 알았다”고 밝혔다.

리는 패터슨이 ‘당시 리가 마약에 취해 환각상태에서 조중필씨를 찌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난 마약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다른 증인들에 따르면 패터슨은 옛날에도 여자 머리를 밟아 뼈에 금이 가게 하거나, 타인의 눈을 연필로 찌르려고 한 적이 있다고 한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에드워드도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도 법정에 나온 고(故) 조중필씨의 어머니 이복수 여사는 검사가 에드워드 리를 신문하면서 사건 당시 현장의 사진을 제시하자 법정을 나가 버렸다. afero@kukimedia.co.kr, jjy4791@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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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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