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저자 박성우 시인은 ‘자두나무 정류장’이 있는 마을에 작업실을 얻었다. 마당에 빨강 우체통 하나 세워 ‘이팝나무 우체국’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일 년 남짓한 시간 동안 작업실 창가에서 사진엽서들을 적어 출판사로 보내왔다. 엽서에는 작업실이 있는 전북 정읍시 산내면 수침동(종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담겨 있었다. 저자는 순박한 사람들이 어떻게 만나 사랑을 하고 가정을 일궈 살아가는지, 그 안에 쿡쿡 웃음이 나고 가슴이 저릿한 사연들이 얼마나 많고 또 소중한지를 진솔한 언어들로 꾹꾹 눌러 썼다.
“가진 게 별로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이미 다 가지고 있는 온겸이네. 온겸이 아빠 김준규 씨는 가족이 매일매일 행복하게 사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돈벌이를 위한 돈벌이는 안 한다’가 원칙이라고 했다. 온겸이 아빠는 한때 잘나가는 사장이기도 했고 일이 안 풀릴 때는 빚에 몰린 빚쟁이이기도 했다. 악착같이 돈을 벌어 빚을 갚고 나면 뭔가 허전한 마음이 몰려와 견디기 힘들었다. 돈을 손에 쥐어도 그런 맘이 드는 건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살아온 건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점점 들기 시작했다. 김준규 씨는 ‘살아온 이유’를 떠올려보기도 했고 ‘살아갈 이유’를 궁리해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자연과 더불어 지내는 삶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탁월했다.” (p.54)
저자는 ‘나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눈여겨보면서 “번지르르한 겉보다는 늘어가는 굳은살로 세상 사는 이치를 알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새삼 크고 귀하고 소중하다”고 말한다. 시인이 귀 기울인 수침동 마을과 이웃 동네 사람들의 사연들은 어쩌면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바탕이자 앞으로의 우리를 ‘우리답게’ 살아가게 할 원동력인지도 모른다.
박성우 지음 / 창비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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