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김인혜 교수의 이해 받을 수 없는 ‘매스커레이드’

[친절한 쿡기자] 김인혜 교수의 이해 받을 수 없는 ‘매스커레이드’

기사승인 2015-11-10 15:53:55
YTN 캡처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2011년에 SBS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 무대가 ‘눈물바다’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저마다 가진 다양한 재주를 뽐내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당시 가정 형편 때문에 음악을 포기하고 생업에 매달려 사는 ‘한국의 폴포츠’들이 출연했죠. 불우한 여건에도 꿈을 간직하고 사는 그들의 노래 실력은 실로 놀라웠습니다.

당시 전문가 패널로 나온 김인혜(53) 서울대 음대 교수는 한 출연자를 안아주면서 “경제적 이유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을 위해 기초 레슨부터 제대로 된 데뷔 무대에 설 때까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감동적인 순간에 MC 강호동을 비롯한 출연진과 객석을 채운 이들, 시청자들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김 전 교수 때문에 ‘눈물’을 흘린 이들은 이들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김 교수가 방송 카메라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끌어낼 때 그의 제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러운 눈물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김 전 교수는 제자들을 폭행하고 있었습니다. 영향력 있는 인물의 ‘추천’ 등이 발전과 성공의 절대적인 조건이고, 반대로 그들의 ‘눈 밖에 나면’ 설 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는 국내 예능계의 부조리를 학생들이 모를 리가 없기에 맞아도 소심한 반항 한 번 못했을 것임이 자명합니다.

과거 한 매체에서 나온 내용을 볼까요.

“김인혜 교수 입에서 ‘반주자 나가, 커튼 쳐’라는 말이 나오면 학생들은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폭행을 알리는 신호였기 때문이다. 김 교수의 폭행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했다. 발성을 가르치려고 때린 정도가 아니라 여학생들의 머리채를 잡아 질질 끌고 다니고 꿇어앉은 학생의 무릎을 발로 찍어 누르기도 했다는 학생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김 전 교수의 제자 폭행은 단순히 ‘훈육’의 목적이라고 봐 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기본적 인격의 말살 행위였습니다. 여기에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금품까지 받았다고 하죠.

김 전 교수의 만행은 법원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김 전 교수가 파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대 총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비위 내용과 징계양정 기준 등으로 미뤄 파면 처분을 부당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김 전 교수는 폭행, 금품수수 등의 비위행위로 2011년 2월 징계부가금 1200만원과 함께 파면 처분을 받았고, 소청심사위원회에 파면 취소를 청구했으나 기각됐습니다. 같은 해 9월 낸 행정소송에서도 1·2심 모두 패소했고, 이번에 대법원 역시 김 전 교수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거죠.

일본의 유명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스커레이드 이브’란 작품(2015년)이 있습니다. 제목 속의 ‘매스커레이드(masquerade·가면 혹은 가장)’에서 유추할 수 있듯, 호텔을 배경으로 저마다의 ‘가면’을 쓰고 사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그려지죠. 체크인을 할 땐 밝고 상냥하고 도도했던 사람들. 호텔 안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미스터리한 사건의 장본인이 됩니다. 어찌 보면 그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이 오히려 가면 뒤의 ‘진짜 그 사람’입니다.

사건을 풀어가는 인물인 미모의 호텔리어 나오미가 이런 말을 하죠.

“호텔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손님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그리고 나 같은 호텔리어는 그 가면을 지켜줘야 한다.”

정도의 차이일 뿐 인생에서 ‘매스커레이드’를 전혀 쓰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매스커레이드라도 사람 사이에서 이해할 수 있고 이해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따뜻하고 인간적인’이라는 김 교수의 매스커레이드를 지켜주는 호텔리어가 돼 줄 이유는 없습니다. 타인이 피해와 상처를 입고 부당한 희생을 해야 하는 매스커레이드라면 단순히 매스커레이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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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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