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법 위에 있는 다국적 기업… ‘구글세’로 해법 찾을 수 있을까

[친절한 쿡기자] 법 위에 있는 다국적 기업… ‘구글세’로 해법 찾을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5-11-17 14:08:55
사진=유럽의 구글논란 당시 구글을 비꼰 합성사진.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국가는 세금을 걷습니다. ‘세금’에 관한 국어사전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 또는 지방 공공 단체가 필요한 경비로 사용하기 위하여 국민이나 주민으로부터 강제로 거두어들이는 금전.’ 유사어는 ‘조세’이죠.

국가의 성립이 일정한 영토에 사는 다수의 사람들의 사회계약에 의한 것이라면, 세금은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제정된 하나의 약속입니다. 다분히 국지적이고 지역적이죠.

그런데 21세기에 와서 ‘세금’이란 용어의 정의가 모호해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다국적 기업이 출현하면서부터입니다. 특히 IT기업들은 물리적 규제로부터 상당부분 자유롭기 때문에 기존 선박이나 항공을 통해 들어오는 물건들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는 통제 불능입니다.

그래서 세계 정상들이 발 벗고 나섰습니다. G20 정상들은 지난 15, 16일 양일간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G20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공동대응 방안을 담은 ‘세원 잠식과 소득 이전’ 최종 보고서를 승인했습니다.

‘세원 잠식과 소득 이전’이란 다국적 기업이 조세 회피처나 국가 간 세법 차이 등을 이용해 세금을 회피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독과점 및 조세회피이고, 다른 하나는 저작권의 무분별한 사용입니다.

지금껏 상당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국가로 세원을 이전해 조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습니다. 저작권에 있어서도 몇몇 IT기업들이 뉴스콘텐츠나 검색 등으로 트래픽을 올리고 광고로 수익을 내며 문제를 일으켰죠.

처음 이 문제가 구글을 대상으로 쟁점화 됐기 때문에 이 규제안을 ‘구글법’이라 부르게 됐습니다. 이후 이 문제에 걸리는 다국적 기업들이 하나둘 포착되며 규제안에 대한 논의가 국제기구 차원에서 시작됐습니다.

논의된 대표 다국적 기업으로는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스타벅스 등이 있습니다. OECD에 따르면 세원 잠식과 소득 이전에 따른 세수 손실액은 매년 1000억∼2400억 달러로, 전 세계 법인 세수의 약 4∼1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럽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유럽에서 구글은 인터넷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14년 4월 구글쇼핑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구글 검색창에 구글쇼핑 제품을 우선적으로 표시해 소비자 권익을 침해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는 2015년 9월 구글에 반독점법 위반 판결을 내렸습니다. 영국은 2014년 12월 구글세의 일환으로 ‘우회 수익세(diverted profit tax)’를 의결했습니다. 자국 내에서 발생한 수익을 다른 나라로 옮길 경우 이전액의 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구글의 저작권 침해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언론사 콘텐츠를 기사검색을 통해 제공하여 트래픽과 광고수익을 올리는 구글이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쟁점입니다. 이는 스페인 등에서 여전히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2013년 해외 법인 9532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4752개 기업이 법인세를 내지 않는 등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 행위가 공공연하게 이뤄져 왔습니다. 일례로 구글은 매년 국내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판매해 약 1조5000여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일랜드에 서버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세금이 면제됐습니다.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 행위는 갈수록 늘어나지만 개별 국가로서는 다국적기업에 대한 정확한 수익 구조를 알기가 어려워 규제에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 행위를 규제하려면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이죠.

지난달 OECD에서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안을 마련하면서 세원 잠식과 소득 이전에 관한 논의를 진전시켰습니다.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회의, 이번에 G20 정상회의에서 규제안을 승인하면서 ‘입법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당히 시간을 끌어온 다국적 기업에 대한 규제가 이번 G20의 결의로 실효성 있는 결론을 도출해낼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daniel@kukimedia.co.kr

[쿠키영상] 테러 현장서 '이매진' 연주하며 파리를 위로하는 피아니스트

[쿠키영상] '겨우' 6살 소녀의 환상적인 브레이크 댄스

[쿠키영상] “아무나 져라!” 표범들 싸움 즐기는 하이에나들

이다니엘 기자
daniel@kukimedia.co.kr
이다니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