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마종상’(마마+대종상)이 되길 자처한 ‘2015 MAMA’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종상’(마마+대종상)이 되길 자처한 ‘2015 MAMA’

기사승인 2015-12-03 16:03: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상의 의미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지난 2일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에서 열린 2015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MAMA)는 분명 한 해 동안 좋은 활약을 선보인 가수들에게 상을 주는 시상식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수상자가 자신의 이름이 호명돼 놀라거나 감격하는 모습도 없었고 받을만한 가수가 받았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습니다. 올해 모습을 드러내거나 활동하지 않은 그룹 2NE1이 갑자기 등장해 무대를 펼치는가 하면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여자그룹상을 수상한 레드벨벳의 무대는 볼 수 없었습니다.

2015 MAMA가 파행 논란을 빚은 제52회 대종상과 비슷하다며 ‘마종상’으로 불리게 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수상 여부와 무대 구성에 연관성이 없었습니다. 상을 받은 가수의 무대는 볼 수 없고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가수들이 무대를 펼치는 황당한 일이 연이어 벌어졌습니다. 실제로 같은 신인상을 탔음에도 트와이스는 수상 소감만 전하고 무대를 내려간 반면 아이콘은 3곡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또 올해의 노래, 올해의 가수에 선정된 빅뱅이나 3년 연속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 엑소(EXO)가 아닌 싸이가 3곡을 부르며 엔딩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불참한 수상자를 대신해 대리 수상하는 장면은 볼 수 없었습니다. 마치 없었던 일처럼 빠르게 다음 무대로 넘어갔을 뿐이죠. 스케줄 문제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씨엔블루가 베스트 밴드 퍼포먼스상을 수상했지만 그들의 수상 여부는 준비된 영상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영상에서 수상 소감을 전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상을 잘 전달하겠다는 진행자의 멘트도 없었죠.

2012년 제49회 대종상이 그랬듯 한 가수가 여러 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상을 여러 개 받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8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뤄지는 2015 MAMA에 참석한 인원은 약 20팀에 불과해 중복수상이 불가피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엑소가 ‘베스트 아시안 스타일’, ‘글로벌 팬즈 초이스상’, ‘남자 그룹상’,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고 빅뱅이 ‘아이치이 월드와이드 페이보릿 아티스트상’, '호텔스 컴바인 베스트 뮤직비디오 상', ‘올해의 노래상’, ‘올해의 가수’를 수상하며 나란히 4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우연히도 두 그룹이 같은 개수의 상을 받으며 의도적으로 주최 측에서 똑같이 나눠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죠.

보통 시상식에서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과 달리 2015 MAMA의 마지막 순간에 가수석은 텅 비어있었습니다. 이에 빅뱅의 태양은 올해의 가수 부문을 수상하며 “다 같이 신나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좋겠는데 많은 가수들이 자리에 계시지 않아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죠. 그 순간 가수석을 지키고 있었던 건 몬스타엑스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간 엑소는 포토월에서 V앱 인터뷰를 진행 중이었고 샤이니와 레드벨벳은 다음날 오전 1시 비행기로 유럽에 가야하는 일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MAMA 주최 측이 어설픈 일정 조정으로 이런 해프닝을 탄생시킨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주최 측에서 잠시 시상식의 의미를 잊은 것일지도 모르죠.

같은 날 오전 Mnet 콘텐츠부문 신형관 부문장은 2015 MAMA 관계자 기자간담회에서 “MAMA를 단순한 음악 시상식이 아닌 음악을 매개로 해서 전 세계인이 교류하는 장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MAMA는 정말 단순한 음악 시상식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해 MAMA에서도 음악 시상식의 모양새를 굳이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요. 주최 측은 홍콩까지 가서 권위 없는 상을, 그것도 수상만 하고 돌아오는 가수들의 기분이 어땠을지 고민해볼 일입니다.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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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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