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진환 기자] 금융당국이 발표한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 따라 상품의 형태나 가격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2016년은 보험업계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실손의료보험이 대폭 오를 전망이며,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도 인상된다. 반면 한방진료가 새롭게 실손보험에 포함되는 등 소비자가 챙겨야 할 변동 사항이 많다.

지난달 말 실손보험이 보장하는 비급여 의료비를 외부 전문기구가 심사해 과잉진료와 손보사의 손해율 상승을 억제하려던 보험업법 개정안이 무산되면서 보험업계는 내년도에 보험료를 최대한 인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위원회는 11월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 시행을 확정하며 보험사가 손해율을 고려해 매년 보험료를 갱신하는 기준인 위험률 조정한도를 폐지했다. 단 보험료 급상승이 우려되는 실손보험에 대해서만 2016년 30%, 2017년 35%로 제안하고 2018년부터 자율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40%에 달하는 손해율을 떠안고 있는 보험사들의 내년 인상은 최대 30%까지 전망됐다.

자동차보험도 오른다. 이미 지난달 중소형 손보사들은 2.9~7.2%까지 제각각 인상대열에 합류했다. 대형사인 KB손해보험의 경우 ‘대물배상 가입금액 확장특약’을 신설해 1000만원 초과하는 대물배상은 별도특약으로 가입도록 변경하면서 실질적인 인상에 동참했다. 다른 대형사들도 유사한 특약을 적용해 간접적인 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또 내년 4월부터는 수리비가 많이 드는 외제차나 고가차를 대상으로 최대 15%까지 자차보험료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예고됐다.

자동차보험 인상과 함께 거론됐던 ‘건수제’ 할증 방안은 현재 백지화다. 금융감독원이 추진하던 건수제 할증 방안을 금융위원회가 보험사의 자율로 미루면서 당분간 실현 가능성이 없어졌다. 자동차보험은 매년 갱신하는 의무보험이라 강제적 통제 없이 개별사별로 적용하면 소비자 혼란만 가중되기 때문에 업계에서 선뜻 건수제 도입에 나설 수 없는 처지다. 건수제가 도입되게 되면 보험사 손해율 하락과 전체 운전자의 80% 정도인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 할인 효과를 기대했다.

소비자에게 반가운 소식도 있다. 내년 1분기 이후 한방 비급여 의료비를 보장하는 실손보험 상품이 출시된다. 그간 소비자가 한방 진료간 고스란히 부담했던 대표적 비급여 항목인 약침치료와 추나요법에 대한 보장을 받게 된다. 물론 첫 시행으로 손해율 산정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은 크다. 한방 비급여 보상을 원하는 환자들의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해 보험업계도 반사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내년 6월부터는 변액보험에도 예금자 보호 혜택이 적용된다. 그간 보장성보험이나 일반 저축성보험 등은 예금자보호가 적용됐으나 변액보험의 경우 투자형 상품이라는 이유로 예금자 보호에서 제외됐었다. 이번에 법이 개정되면서 변액보험도 최저보장보험금만큼 예금자 보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소비자 권익도 제고되고 생명보험사들의 상품 시장이 확대되는 긍정적 결과도 예상된다.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의 등장도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달 30일 출범한 보험다모아는 시행 나흘 만에 방문자 1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아직 상품이 다양하지 못하고 인터넷 전용 상품을 갖추지 못해 ‘원스톱’ 가입이 불가능한 한계가 있지만, 내년 1분기에는 대형 보험사 중심으로 온라인 전용 상품들이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보험다모아가 가격 중심으로 상품을 보여주기 때문에 보험사간 가격 차이가 크면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어 보험사들도 저렴한 전용 상품들을 많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보험, 운전자보험, 여행자보험, 실손보험 같은 손해보험의 경우 상품구성이 거의 비슷하므로 소비자들은 큰 고민 없이 가격이 저렴한 보험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goldenba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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