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지난 14일 별세한 고(故)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생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영국 마거릿 대처 전 총리와 닮았다고 평가하면서, 여기에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도 같은 리더십이 곁들여 졌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국회도서관이 공개한 구술기록에 따르면 이 전 의장은 지난 2013년 10월 헌정회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잘하고 있다. 소신대로 잘하고 있다”면서 “취임 후 지금까지 하는 것을 보면 영국 대처 수상과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앞으로는 대처 수상 플러스(+) 독일 메르켈 총리처럼 좀 더 대화하고, 문을 열고, 항상 어머니와 같은 마음의 리더십이 필요하겠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에서는 ‘수첩공주’라느니 ‘불통’이라느니 그러는데 지금 이 복잡한 나라를 끌고 가는데, 확고한 소신이 있어야 한다. 그저 우왕좌왕, 좌고우면하다가는 나라가 죽도 밥도 안된다”면서 “확고한 소신을 갖고 밀어나가는 추진력이 있고, 복잡한 정치정세와 국제정세하에서 잘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전 의장은 당시 국회 상황을 언급하면서 입법부가 청와대의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최근 정국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면서 이 전 의장의 ‘통찰력’을 평가했다.
그는 우선 “헌법을 보면 2장이 인권, 3장이 국회, 4장이 행정부로, 국회가 행정부보다 순서가 앞서 있다”면서 “그런데 왜 전부 국회의장이고 간부들이 전부 청와대 눈치를 보느냐. 국민의 국회이지 여당이나 야당의 국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당시 국회선진화법 논란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국회후진화법”이라면서 선진화법이 통과된 지난 2012년 당시 국회부의장이던 정의화 의장에게 “이걸 해놓으면 식물국회가 된다”며 저지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날치기’ 처리를 하지 않았던 이 전 의장은 특히 “내가 선진화법이 있어서 날치기 없애고 직권상정을 없앴느냐”고 반문한뒤 “그건 국회의장의 리더십이다. 국회 권위를 지키려니까 야당 의원들도 전적으로 나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장이 어려울 때는 수시로 여당, 야당 대표를 만나고 해야지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고 모른 척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전 의장은 4·19 혁명과 제3공화국 당시를 회고하면서 “역대 정권에서 강경파가 득세하면 그 정당과 정권은 꼭 망한다”면서 “새누리당이고 민주당이고, 그 대표나 원내대표라는 사람들이 강경파에 휘둘리지 말라고 한다. 강경파의 눈치를 보면 그 정당은 결국 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장외투쟁을 벌이던 민주당에 대해 “내가 야당 대표 같으면 ‘들어가자, 국회로’라고 끌고 들어가야지, 밤낮 강경파에 휘둘려서 천막에 앉아있으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013년말 모두 3차례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전 의장은 자신의 성장기와 학창시절, 동아일보 기자 시절, 2차례의 국회의장 재임 등 정치활동 등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특히 당시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내게 남아있는 소원은 살아있을 때까지 바른 소리를 하다가 죽을 때 당당하게 웃고 죽는 것”이라고 말한 뒤, 면담자가 ‘오래오래 건강하셔야죠’라고 인사말을 하자 “모르겠다. 한 2~3년 더 살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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