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방송결산③] “그만들 싸우라고 전해라”

[2015 방송결산③] “그만들 싸우라고 전해라”

기사승인 2015-12-22 10:00:58
[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올 한해 역시 연예계에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일이 있었다. 스타들의 각종 스캔들과 의혹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면서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그 중에서도 방송가에는 막말과 욕설로 뒤덮이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간 사건들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연예인들은 프로그램에서 하차, 활동을 중단하는 등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기도 했다. 웬만한 막장 싸움보다 더 기막혔던 2015년 방송가의 한해를 돌아봤다.

▲‘띠과외’ 욕설 파문, 이태임 VS 예원



지난 2월 배우 이태임과 쥬얼리 전 멤버 예원의 욕설, 막말 논란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앞서 이태임은 건강 상의 이유로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의 촬영에 참석하지 못했고, 며칠 뒤 MBC 예능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이하 띠과외)에서도 건강 상의 문제로 하차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태임의 하차가 ‘띠과외’에서 예원과의 싸움으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다. 이태임이 예원에게 욕설을 퍼부어 강제 하차를 당한 것이라고 보도가 된 것. 이에 이태임은 순식간에 ‘싸움’의 아이콘이 됐고, 결국 출연 중이던 ‘내 마음 반짝반짝’에서 중도 하차했다.

이에 이태임은 예원에게 소속사 입장과 함께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후 사건이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3월 27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띠과외’ 촬영 당시 이태임과 예원의 욕설 장면이 담긴 미공개 촬영분이 올라오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전환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화면은 보이지 않지만 이태임과 예원의 대화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예원은 바다에 들어갔다가 나온 이태임에게 “추워요?”라고 물었고, 이태임은 “한번 갔다 와 봐”라고 말했다. 이에 예원은 “안 돼”라고 반말로 대답을 했고,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라고 되물었다. 두 사람은 신경전을 벌였고, 이태임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예원에게 욕을 퍼부었다.

이 영상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두 사람의 싸움은 수많은 패러디를 낳았다. 특히 예원의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는 유행어로 등극까지 했다. 이 논란에서 대중이 분노한 점은 예원이 피해자인 것 마냥 사과를 받고 연기했다는 것. 이후 예원은 다시금 사과의 뜻이 담긴 공식입장을 밝혔고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태임은 사건이 일어난 지 8개월 만에 케이블 드라마 ‘유일랍미’로 복귀했으나 큰 성과는 얻지 못했다.

▲‘나를 돌아봐’ 조영남 VS 김수미



‘돌발’의 연속이었다. 지난 7월13일 열린 KBS2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는 제작발표회부터 아수라장이 됐다. 프로그램을 알리는 첫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욕이 난무하고 하차를 선언하는 등 그야말로 ‘난장판’이 된 것.

이날 김수미는 함께 출연했던 장동민의 하차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경을 전하며 ‘악플’에 대해서 울분을 토했다. 그는 ‘악플’의 충격에 가위로 자신의 머리를 직접 다 잘랐다고 고백했다.

김수미의 발언에 현장은 술렁였다. 이에 더해 조영남까지 제작발표회를 소란스럽게 만들었다. 조영남은 “저희 방송 분량의 시청률이 가장 떨어지면 자진 하차하겠다”고 돌발 선언했다. 그러자 김수미는 “이경규와 조영남이 나오는 장면이 분당 시청률이 가장 낮았다. 조영남이 자진 하차한다고 하지 않으셔도 제작진에서 결정하실 것이다”고 끼어들었다.

조영남은 김수미의 말에 분노하며 “방송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치욕적인 이야기를 듣는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조영남은 “이런 상황에서는 제가 그만두는 게 옳을 것 같다”며 현장을 박차고 나갔다. 결국 김수미까지 하차를 선언했고, 프로그램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제작진은 돌아선 두 사람의 마음을 설득했고, 결국 조영남은 김수미에게 사과의 손편지를 보내며 화해했다. 두 사람은 프로그램에 돌아와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촬영 중이다.

▲‘여성 비하 발언’ 장동민, 시청자와의 싸움



개그맨 장동민은 출연자와의 싸움이 아닌 대중과 싸움을 한 셈이다. 지난 4월 장동민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에 올랐고, 유력 후보로 손꼽히며 화제를 모았다. 이에 식스맨 후보들의 과거 방송에서의 모습이 연이어 화제가 됐고, 그 과정에서 장동민이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대중들에게 충격을 줬다.

장동민은 과거 유상무 유세윤과 함께 한 팟캐스트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 “여자들은 멍청해서 머리가 남자한테 안 된다” “참을 수 없는 건 처녀가 아닌 여자”라는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장동민 ‘식스맨’ 하차 요구가 이어졌고, 결국 식스맨에서 자진 사퇴했다.

장동민의 막말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장동민은 팟캐스트에서 건강동호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삼풍백화점 사고를 언급하면서 “그래서 옛날에 삼풍백화점 무너졌을 때 21일 만에 구출된 여자도 다 오줌 먹고 살았잖아. 창시자야 창시자”라고 말했다. 이에 4월26일 삼풍백화점 생존자가 장동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결국 장동민은 KBS 라디오 쿨 FM ‘장동민·레이디 제인의 두시’ DJ 자리에서 하차했고, 대중의 비난은 거세져만 갔다. 장동민과 함께 팟캐스트를 진행한 유세윤 유상무는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대중 앞에 머리를 숙였다. 사과에도 비난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지만, 세 사람은 여전히 방송사 유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전성기에 버금가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