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올해도 변한 건 없었습니다. 매년 연말마다 공동 수상을 남발해 시청자들의 원성이 샀던 각 방송사의 ‘연예대상’, ‘연기대상’은 올해도 상을 나눠주기 바빴습니다. SBS ‘연예대상’은 대상마저 개그맨 유재석, 김병만에게 나눠줘 논란을 키웠습니다.
지난 30일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열린 SBS ‘연예대상’에서 MC 전현무는 “공동 수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상을 놓고 유재석과 김병만이 대결하는 구도에서 공동 수상이 아니라면 누가 대상을 받을지 궁금하게 만든 것이죠. 하지만 오전 1시까지 이어진 방송 끝에 발표된 대상의 주인공은 유재석과 김병만이었습니다. 지켜보던 시청자 뿐 아니라 MC들마저 당황한 건 물론입니다.
‘연예대상’을 주관한 SBS 측에서는 심사 결과 두 사람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틑날인 31일 SBS 관계자는 “SBS에서 얼마나 프로그램을 많이 하느냐로 상을 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SBS 예능본부 PD들의 전체 투표와 프로그램의 경쟁력, SBS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상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재석과 김병만 모두 이 부분에서 공동 대상을 줄 만큼 박빙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전에 공동 수상이 없다고 말했던 MC들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관계자는 “예능본부에서 대상 수상자 명단에 대해 철저하게 보안을 지키고 MC들과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지도 않았다”며 “‘공동 수상은 없다’는 MC들의 말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이전에도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여러 명이 나눠 갖는 상황을 봐왔습니다. 2007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배우 이순재와 ‘무한도전’ 멤버 6명에게 대상을 나눠준 것을 시작으로 2009년 SBS ‘연예대상’에서 유재석과 이효리, 2013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아빠! 어디가?’ 팀이 대상을 가져갔습니다. 2011년에는 유독 한 명을 뽑기 어려웠던 탓인지 KBS ‘연예대상’에서는 ‘1박2일’ 팀에게,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나는 가수다’ 팀에게 대상을 줬습니다.
대상 외에 나머지 상들도 공동 수상이 남발됐습니다. 올해 열린 방송 3사의 ‘연예대상’, ‘연기대상’은 신인상을 비롯해 우수상, 최우수상을 여러 명에게 나눠줬습니다. 지난 30일 열린 MBC ‘연기대상’의 최우수상은 무려 6명에게 돌아갔죠. 각종 인기상에 뉴스타상 등 상의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상을 받지 못한 참석자가 이상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지난 29일 열린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버라이어티 부문 인기상을 수상한 강예원이 “상이 좀 많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죠.
남발되는 공동 수상에 상의 권위는 떨어지고 시청자는 실망합니다. 방송사 입장에선 한 해 동안 고생한 출연자들에게 상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대상의 주인공이 누군지 새벽까지 기다렸던 시청자들의 기대를 외면해도 되는 걸까요. 31일 오후 8시30분에는 KBS ‘연기대상’, 8시 55분에는 SBS ‘연기대상’이 방송됩니다.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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