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정환아,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지난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결말을 두고 시청자들은 단단히 뿔이 난 모양인데요. 남편으로 결정된 최택(박보검)이 아닌 김정환(류준열)을 향한 응원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응팔’은 종영을 1회 앞두고 덕선(혜리)의 남편을 공개했습니다.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덕선의 남편은 최택이었죠. 그러나 시청자들은 남편감으로서 택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팬들이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죠.
드라마 초반엔 정환이 유력한 남편 후보였습니다. 정환이 극의 중심이었고, 내용도 그의 감정선을 따라 흘러갔기 때문입니다. 특히 덕선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숨겨둔 정환의 사랑법에 시청자들은 공감했고, 함께 아파했죠.
드라마 후반으로 갈수록 정환의 분량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급기야는 19회에서는 덕선과 택이 갑작스럽게 연인이 됐습니다. 느닷없는 극의 반전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해쳤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정환의 오랜 짝사랑은 결국 18회 방송에서 약 3분 가량의 고백으로 정리되고 말았습니다. 정환이 왜 덕선이에 대한 마음을 정리했고, 이후의 상황에 대해선 전혀 그려지지 않은 채 말이죠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나 너 진짜 좋아. 사랑해”라고 정환은 덕선에게 말했지만, 결국 장난으로 치부하며 오랜 짝사랑은 끝이 났습니다.
이후 ‘응팔’의 허망한 전개에 실망한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정환을 위로하기에 나섰습니다. 16일 마지막회 방송 이후 류준열은 인스타그램에 쌍문동 골목 사진을 올렸는데요. 빈 골목 사진은 종영에 대한 아련한 마음을 담은 듯 합니다. 팬들은 이 사진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정환아,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라는 댓글로 류준열의 인스타그램은 가득 찼습니다.
류준열도 팬들의 위로에 응답했습니다. 17일 네이버 V앱에서 진행된 ‘응답하라 류준열!’ 방송에서 류준열은 “시청자분들이 나보다 정환이의 마음을 더 잘 알고 있더라. 많이 응원해주셨다”며 “여러분들 덕분에 보내지 않고 정환이를 내 가슴 속에 담을 수 있었다. 아직 정환이를 보내지 못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시청자를 납득시키지 못한 ‘응팔’이었지만, 정환이라는 캐릭터는 시청자에게 더욱 소중해졌습니다. 이를 연기한 류준열이라는 배우 역시 대중의 뇌리에 확실히 각인됐죠. 다시 한 번 그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정환아, 우리의 신경은 온통 너였어.”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