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 내거] 정우, 단독 주연 향해 느리더라도 한 걸음씩

[이 형 내거] 정우, 단독 주연 향해 느리더라도 한 걸음씩

기사승인 2016-01-20 09:00: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응답하라’ 시리즈에는 징크스가 있다. 2011년 방송된 tvN 화요드라마 ‘응답하라 1997’과 2013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까지 출연했던 배우들이 후속작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응답하라 1997’의 정은지, 신소율, 이시언과 ‘응답하라 1994’의 유연석, 고아라, 손호준, 도희 등 출연 배우들은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모두 조연에서 주연급으로 올라섰지만 이후 뚜렷한 대표작을 만들지 못했다. 심지어 ‘응답하라 1988’의 출연 배우들도 징크스에 휘말려 하락세를 탈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응답하라 징크스’를 깰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배우를 꼽으라면 정우를 들 수 있다. 최근 정우는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히말라야’에서 주연 박무택 역을 맡아 스크린에서 열연했다. 또 tvN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를 통해 브라운관에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정우는 지난 16일 동료 배우 김유미와 비공개 결혼식까지 올리며 인생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정우는 ‘반짝’ 스타보다 ‘준비된’ 스타에 가깝다. ‘응답하라 1994’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전에 긴 무명 시절을 거쳤기 때문이다. 2001년 영화 ‘7인의 새벽’에서 이름 없는 단역으로 데뷔한 정우는 ‘라이터를 켜라’, ‘품행제로’, ‘동갑내기 과외하기’, ‘그때 그 사람들’, ‘사생결단’ 등 수십 편의 영화에서 단역과 조연을 오가며 배우 생활을 이어갔다.

정우의 이름과 연기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09년 저예산 영화 ‘바람’이 개봉하면서부터다. ‘바람’에서 정우는 주인공 짱구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2010년 47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신인남자배우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바람’은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조용히 흥행했다. 정우의 고등학교 시절 직접 겪은 경험담이 ‘바람’ 시나리오의 원안이었다는 사실도 알려지며 눈길을 끌었다.

‘바람’이 정우에게 가져다 준 선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바람’을 인상 깊게 본 신원호 PD가 정우를 ‘응답하라 1994’에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것이다. 드라마에서 정우는 천재 의대생 쓰레기 역을 맡아 장난스러운 모습과 진지한 모습을 오가며 또 한 번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를 통해 정우는 순식간에 무명 배우에서 인기 연예인으로 떠올랐지만 차기작 선택에는 신중함을 보였다. 정우의 선택은 단독 주연이 아닌 서브 주연의 길이었다. 2014년 개봉한 영화 ‘쎄시봉’에서는 김윤석, 김희애를 비롯해 한효주, 강하늘, 김인권과 호흡을 맞춰 포크 그룹 트윈폴리오의 일원으로 등장했다. 2015년 개봉한 ‘히말라야’에서도 황정민, 조성하, 김인권, 라미란 등과 함께 등반대로 호흡을 맞추며 부담을 덜었다. ‘쎄시봉’에서 17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주춤했지만 ‘히말라야’에서는 749만 명(19일 기준)의 관객수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에서 정우는 무명 시절 신인상을 받는 게 꿈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벌써 꿈을 세 번이나 이뤘다. 2013년 대종상(바람), KBS 연기대상(최고다 이순신), 2014년 백상예술대상(응답하라 1994)에서 신인상을 연달아 수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우의 다음 꿈은 무엇일까. 무엇을 꿈꾸더라도 정우에겐 단독 주연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증명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히말라야’의 흥행도 정우보다는 황정민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쪽에 무게 중심이 쏠린다. 숨고르기를 마친 정우의 다음 행보에 눈길이 모아진다.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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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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