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위너는 승승장구하는 그룹이었다. 2013년 10월 방송된 Mnet ‘윈 : 후 이즈 넥스트(WIN : Who Is Next)’에서 상대팀을 이기고 데뷔 기회를 잡은 위너는 다음해 8월 데뷔 앨범 ‘2014 S/S’을 발표했다.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건 물론 같은 해 열린 5개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그 이후 1년 5개월 동안 위너의 신곡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위너는 어떻게 지냈을까.
“값지고 소중한 컴백이에요. 공백 기간이 길었던 만큼 음악에 몰두할 수 있었죠. 그래서 이번 앨범에도 애착이 많이 가요.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1년을 알차게 채우고 싶어요.”
지난 2일 오후 서울 와우산로 한 카페에서 만난 위너 강승윤은 이번 컴백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말했다. 다른 멤버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옆에 앉아 있던 남태현은 실수로 ‘컴백’을 ‘데뷔’라고 말했을 정도다. “데뷔, 아니 컴백해서 너무 기뻐요. 하하. 긴 공백기를 깨고 컴백하는 만큼 감회가 새롭죠. 방금 잘못 말한 것처럼 다시 데뷔하는 느낌도 들어요. 공백기 동안 연습생처럼 계획적으로 연습 스케줄에 맞춰서 시간을 보냈어요. 그런 만큼 이번 활동에 대한 기대가 커요.”
공백기가 길어질수록 위너가 느끼는 부담감은 컸다.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데뷔 앨범으로 한 번 활동한 게 전부기 때문이다. 강승윤은 팬들이 많이 떠났을 거란 걱정까지 하고 있었다. “이번엔 음원 차트 순위를 신경 쓰지 말자고 멤버들과 다짐했어요. 순위보다는 우리 음악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활동할 생각이에요. 또 음악을 들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가지려고 하죠. 공백이 길었던 만큼 우리를 기다리지 못하고 잊으신 분들도 분명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현실적인 걱정이죠. 활동을 안 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위너의 공백기가 길어지는 이유에 대한 말도 많았다. 일부 팬들 사이에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위너를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하지만 강승윤은 ‘만족스러운 음악’이 공백기가 길어진 가장 큰 이유였다고 밝혔다. “결과를 떠나서 데뷔 앨범 ‘2014 S/S’는 저희가 돌아봤을 때 완성도 면에서 그렇게 만족스러운 앨범은 아니었어요. 앨범을 낼 당시에는 그게 베스트라고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하지만 지금 다시 들어보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만들었나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이번 앨범은 달라요. 멤버 다섯 명 모두가 수록곡과 타이틀곡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얘기했거든요. 그래서 저번 앨범에 비해 더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하죠.”
“저와 송민호의 음악적 색깔이 짙다고 인식하는 분들이 많아요. 록과 힙합 이미지가 있어서겠죠. 그런데 저희가 음악 작업을 할 때 생각보다 특정 장르를 고집하지 않아요. 장르 구분 없이 더 다양한 음악을 만들고 싶죠.”
강승윤의 말처럼 위너 멤버들의 개성은 강하다. 멤버마다 색깔도 다르고 추구하는 장르도 다르다.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이승훈은 오히려 멤버들의 개성이 더 잘 드러나길 바라는 눈치다. “멤버들이 한 명씩 눈에 들어온다는 얘기를 좋아해요. 인원수가 많은 그룹은 그게 힘들 수 있잖아요. 저희 뮤직비디오를 보고 한 명만 눈에 들어온다는 얘기보다 한 명씩 눈에 들어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한 팀으로 인정받는 느낌을 받아요.”
위너는 공백기 동안 앨범 작업만 한 건 아니다. 개인 활동도 펼쳤지만 그로 인해 각종 논란이 불거져 마음고생이 심했다. 남태현은 SBS 토요드라마 ‘심야식당’에 가난한 아르바이트 생 민우 역으로 출연해 불분명한 발음과 연기력 부족을 지적 받으며 논란에 휘말렸다. tvN ‘배우학교’에 출연하며 연기수업을 받고 있는 남태현은 솔직하게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미안함을 많이 느꼈어요. 저로 인해 피해를 본 ‘심야식당’ 스태프와 멤버들에게 미안했죠. 죄책감이 많이 들었어요. 연기를 하고 싶은 욕망과 열정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제가 그렇게 부족하다는 걸 몰랐어요. 지금 연기를 배우면서 그때를 돌아보면 ‘말도 안 되는 실력으로 연기하려고 했구나’, ‘어리석었구나’하고 생각해요.”
Mnet ‘쇼미더머니4’에 출연해 랩 가사 논란을 일으킨 송민호도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였다. ‘쇼미더머니4’ 3회 방송에서 송민호는 ‘MINO(민호)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로 랩 경연을 벌여 여성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시달렸다. 송민호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힘들었고 반성을 많이 했어요. 오해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제 책임이에요. 많이 후회했고 반성했어요. 죄송한 마음도 들었어요. 제 스스로에게 너무 힘든 시간이었죠. 당시 가사를 열심히 쓰는데 혈안이 돼 있었어요. 제가 너무 많은 걸 잊고 있던 건 아닌가 싶었어요.”
위너는 올해 많은 활동을 예고했다. 지난 1일 0시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미니앨범 ‘엑시트:E(EXIT:E)’ 전곡 음원을 공개한 위너는 다음달 12~13일 첫 단독콘서트를 개최한다. 이전과 달리 예능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출연할 생각이다. 하지만 급할 건 없다. 송민호는 아직 보여줄 게 너무 많다고 했다.
“음악을 1~2년 할 것도 아닌 만큼 길게 보려고 해요. 지금 당장의 결과에 얽매이거나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죠.”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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