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2011년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프로축구 고(故) 윤기원(당시 24세·인천 유나이티드 FC·사진) 선수 사건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들어갔다. ‘재수사’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당시 경찰은 ‘단순 자살’로 종결했지만, 최근 승부조작 연루·조직폭력배 개입설 등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형사과 1개 강력팀을 윤 선수 사건 전담 조직으로 지정해 내사에 돌입했다.

윤 선수는 인천 유나이티드 입다 2년 차인 2011년 5월 6일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 주차장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차량 안에서 타다 남은 번개탄이 발견됐고 사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나와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자살로 내사 종결했다.

그러나 유서가 없고 윤 선수가 본격적으로 주전 골키퍼로 나서기 시작한 시점이었다는 점, 사망한 채 발견되기 3일 전에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8일에 경기 나가시 꼭 보세요’라고 말한 점 등은 단순한 자살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으로 남아있다.

축구계 안팎에서 윤 선수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조직폭력배로 인해 승부조작에 연루됐고, 협박을 견디다 못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로 윤 선수가 숨진 직후인 그해 5월 말 프로축구 선수들의 승부조작 가담 사실이 밝혀져 50명이 넘는 선수가 영구제명되는 초대형 사건이 터졌다.

더구나 지난달에는 당시 사건 현장에서 누군가 봉고차로 윤 선수 차량을 둘러싸고 나오지 못하도록 협박하는 모습을 본 사람이 있다는 옛 동료의 제보전화가 윤 선수의 부모에게 걸려오기도 했다. ‘강제 자살’이라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당시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이나 조직폭력배 등과 관련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윤 선수 유족을 비롯해 그의 사망 관련 제보를 유족에게 했다는 옛 동료들을 수소문해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아직은 내사 단계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타의에 의한 자살이나 승부조작 연루 정황을 뒷받침하는 단서가 발견되면 언제든지 정식 수사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새로운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내사로, 기존 수사가 명백히 잘못됐을 때 하는 재수사와 다르다”면서 “유족 협조 하에 주변인 조사부터 차근차근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fer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