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한국투자증권챔피언십 우승자 정예나, "저는 골프나이는 아직 어려요.""

"KLPGA 한국투자증권챔피언십 우승자 정예나, "저는 골프나이는 아직 어려요.""

기사승인 2016-02-22 19:17:55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정예나. KLPGA제공

“지난 설날에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전에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했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이벤트 대회인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정예나(28·SG골프)는 동료들이 축하를 받으면서 연신 눈물을 흘렸다. 남보다 늦은 중 3때 처음 골프를 시작한 뒤 1부 투어에서 처음 맛본 우승이었기 때문이었다.

정예나는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스카이 레이크 리조트&골프클럽에서 끝난 대회에서 1, 2라운드 합계 3언더파 141타를 쳤다. 최가람(24)을 1타차로 제친 그는 정규투어 선수 43명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이 대회는 총상금이 2억원인 비공식 대회지만 우승의 기쁨만은 그 누구보다도 컸다.


“간밤에 도둑을 잡는 꿈을 꿨는데 도둑이 훔쳐간 돈을 다 토하는 꿈이었어요. 무슨 좋은 일이 있으려나 했는데 챔피언이 될 줄은 몰랐어요.”

쇼트게임에 자신이 있다는 그는 딱딱한 그린 주변에서 정교한 어프로치샷으로 파세이브를 이어가면서 우승을 일궜다. 18번홀(파5)에서 3m 내리막 버디퍼팅이 결정타가 됐다.

지난해 KLPGA투어에서 상금랭킹 43위를 기록한 정예나는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했고 대학(한양대 생활체육학과)도 정상적으로 다녔다. 졸업 후 본격적으로 투어를 준비했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같은 또래인 신지애가 세계정상을 호령하던 시절이었다. 정규투어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였던 그는 2009년 정규투어에 데뷔했지만 한 해를 못버텼다. 2011년 2부 투어에서 첫 우승을 맛본 뒤 2012년 다시 정규투어에 복귀했지만 또 시드권을 잃었다. 이듬해 중국 투어로 진출한 그는 우승없이 그해 상금왕에 오르기도 했다.

“사실 중국투어는 한국처럼 경쟁력이 없어 상금왕을 해도 크게 기쁘지 않았어요. 반드시 국내로 되돌아오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어요.”

지난해 풀시드권을 받은 그는 상금 랭킹 43위로 처음 올해 시드권을 지킬 수 있었다.

“저는 입스는 없는데 퍼팅만 하려하면 심장이 쿵쿵 거려요. 여러 번 우승을 놓쳤을 때 꼭 1타차였어요.”

작년에 심리전문가를 찾아 멘탈 트레이닝을 받았다는 그는 “나이는 먹었지만 골프 나이는 루키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그는 내달 10~13일 한국과 중국, 유럽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중국협회 추천 선수로 출전한다.



하노이(베트남)=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하노이(베트남)=서완석 체육전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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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서완석 체육전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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