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들끓게 한 ‘자궁 냄새’… 윤성현 “여성 비하 아니다”

SNS 들끓게 한 ‘자궁 냄새’… 윤성현 “여성 비하 아니다”

기사승인 2016-03-19 00:10:56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인디 밴드 쏜애플의 보컬 윤성현 입장에선 냉온탕을 오간 18일이 됐다.

이날 윤성현은 배우 박민지와 1년째 열애중인 사실이 전해졌다. 박민지는 최근 종영한 tvN ‘치즈인더트랩’ 출연으로 주목받았다. 두 사람 소속사 측은 “1년 넘게 교제하고 있다”면서 “좋은 시선으로 지켜봐달라”고 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응원 게시물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윤성현을 언급한 페이스북 글이 회자되면서 문제가 됐다. 이 글에는 “평소에 술 먹고 “여자가 대통령인 나라를 떠나고 싶다” “음악에서 자궁 냄새가 나면 듣기 싫어진다”라는 마초스러운 발언을 하던 녀석의 말”이라고 윤성현을 지칭하고 있다.

곧바로 SNS는 들끓었다. 특히 자궁 냄새라는 표현에 대다수 네티즌들은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여성 비하·혐오라는 비판도 나왔다.

논란이 일자 윤성현은 직접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궁’이라는 표현은 어떤 비하나 혐오의 감정이 담겨 여성 그 자체를 신체의 일부분으로 환원시켜 버리는 표현이 아닙니다”라면서 “여성을 어떤 성적인, 혹은 생산의 도구로 여겨 생식기라는 신체 부위로 단순치환하는 것이 아닌 모성에 대한 공포를 함의하고 있는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분히 자극적이고 오해를 살 만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면서 “절대로 퍼블릭한 장소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며 오랜 지기와 술자리에서 나온 말이 이렇게 많은 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점 사과드립니다”라고 적었다.

다음은 윤성현의 해명 전문.

오해나 곡해도 해석과 이해의 입장이다,라는 것을 견지합니다만 지금의 상황은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신념과는 전혀 반대의 곡해를 낳는 것 같아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자궁 냄새라는 표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저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자궁’이라는 표현은 어떤 비하나 혐오의 감정이 담겨 여성 그 자체를 신체의 일부분으로 환원시켜 버리는 표현이 아닙니다.

저는 편모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때문에 저의 유년기에 있어서 어머니라는 존재는 그 무엇보다도 거대한 ‘신’과 같은 내 세상의 전부였고, 항상 그녀가 나를 떠나면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라는 불리불안에 떨었습니다.

때문에 저에게 있어서 ‘자궁’이라는 표현은 여성을 어떤 성적인, 혹은 생산의 도구로 여겨 생식기라는 신체 부위로 단순치환하는 것이 아닌 모성에 대한 공포를 함의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그런 분리불안과 모순된 감정은 오래된 제 창작물의 테마이기도 하고요.

신성함과 나의 근원에 대한 공포, 그런 것들을 예리하게 집어내 창작물로 풀어내는 아티스트들 (비단 여성 아티스트들에 대하 국한 된 문제가 아닙니다)에 대한 개인적 기호가 맞지 않다, 이건 어떻게 보면 동족혐오에 대한 감정일 수 도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러한 음악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모든 예술가(저는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는 약자의 편이어야 한다라는 다자이 오사무의 글이 생각납니다. 저는 저 곳에 ‘상대적’ 약자라는 표현을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사회에서 여성이, 혹은 성적소수자가 정당한 가치로 대우받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다 보면 그들이 하나의 ‘주체’가 아닌 철저한 대상으로서 비춰지고 있는 현실은 굉장히 부조리합니다. 남성에 의해서 만들어진 권력들과 사회의 관계망은 철저하게 그 남성성을 가지지 못한 존재들을 또 다른 주체인 ‘여성’으로 보지 않고 단지 ‘거세당한 남성’으로 생각 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다름에서 나오는 새로운 가치들이 남성성이라는 잣대 아래에서 폭력적으로 짓뭉개지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상대적’이라는 말을 쓴 것이구요. 이번 기회에 저의 여성관을 밝혀두는 것이 조금이라도 이해를 돕는 것에 도움이 될까 싶어 쓴 것이구요.

다분히 자극적이고 오해를 살 만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절대로 퍼블릭한 장소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며 오랜 지기와 술자리에서 나온 말이 이렇게 많은 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점 사과드립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