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패자의 품격’…패배 후 도열해 현대건설 축하한 기업은행

[프로배구] ‘패자의 품격’…패배 후 도열해 현대건설 축하한 기업은행

기사승인 2016-03-22 03:00:55
[쿠키뉴스=박예슬 기자] 피하고 싶은 패배의 순간, ‘패자’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코트에 도열해 ‘승자’ 현대건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승자를 더욱 돋보이게 하려는 배려가, 패자인 기업은행마저 반짝반짝 빛나게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21일 수원 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현대건설에 0-3으로 패했다. 화성 홈에서 열린 1, 2차전에서도 0-3으로 내리 패한 기업은행은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결국 현대건설에 ‘사상 첫 무실세트 챔피언결정전 우승’ 타이틀을 안겨줬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외국인 선수 리즈 맥마혼의 부상 등으로 제 전력을 꾸리지 못하고 챔프전을 치른 기업은행은 이번 패배가 참 쓰리고 아팠다.

상처를 안긴 코트를 빨리 떠나고 싶을 터였다. 그러나 기업은행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한 뒤, 코트 한쪽에 섰다. 반대쪽에서는 현대건설 선수들이 5년 만에 정상에 선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기업은행 선수들은 자신을 꺾고 승자가 된 현대건설 선수를 향해 박수를 쳤다.

V리그는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시상식을 연다. 준우승 팀도 시상식에 참가하긴 하지만, 선수단 전체가 나오지 않는다. 또한 경기가 끝나고 나서 잠시 휴게실로 이동했다가, 시상식이 열린다는 ‘통보’를 받고 움직인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문화를 바꿨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가 끝나도 코트에 남아서 우승팀을 축하해주자’고 얘기했고, 선수들도 흔쾌히 응했다”며 “솔직히 마음은 아프다. 그러나 우승팀에게 축하를 보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5분, 10분만 감정을 누르고 상대를 축하하자고 생각했다”며 “잘한 건가”라고 되물었다. 이 감독과 기업은행의 ‘잘한 선택’ 덕에 V리그 여자부 마지막 경기가 더 빛났다. yes22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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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슬 기자 기자
yes22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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