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지존을 다투는 ‘골프 여제’ 다툼이 또 다시 재현됐다. 리디아 고(19·뉴질랜드)에게 1위를 내준 박인비(28·KB금융그룹)의 추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아비애라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단독 2위에 올랐다. 시즌 첫 승을 거둔 리디아 고에게 4타 뒤졌지만 오랜 만에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펼치며 리디아 고를 압박했다. 리디아 고도 “앞서 경기를 마친 인비 언니가 잘 쳤다는 것을 알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까다로운 16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 개막전 바하마 클래식에서 허리를 다쳐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박인비는 지난주 JTBC 파운더스컵에서는 컷 탈락하며 고전했지만 불과 한 주 만에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자신의 장기인 퍼팅이 되살아났고, 안정된 샷감을 되찾으며 이번 주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선전을 예고했다.
이들은 올 시즌 3차례 대회에 함께 출전했지만 모두 리디아 고가 승리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 주 JTBC 파운더스컵 준우승에 이어 KIA 클래식마저 석권하며 세계랭킹 2위 박인비와의 격차를 더욱 벌였다. 지난 해 10월 하순 푸본 LPGA 대만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랭킹 1위를 탈환한 리디아 고는 23주째 여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인비는 지난 해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리디아 고를 추격했지만 올 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었다.
박인비는 “올 초부터 힘든 시간들을 보냈고 경기도 안 풀렸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자신감을 많이 회복하게 됐다”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리디아 고와 챔피언조에서 격돌해 공동 4위를 기록한 박성현(23·넵스)은 “이번까지 3개 LPGA 대회에 출전해 두 번이나 챔피언조에서 뛰었는데 이 경험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리디아 고의 코스 매니지먼트는 정말 배울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