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층이 두터운 프로야구에서 고졸 신인이 곧바로 1군 무대에 설 기회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넥센 고졸 투수 박주현은 신인답지 않은 배짱투구로 단번에 염경엽 감독의 눈에 쏙 들었다.
박주현은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군 데뷔전을 치렀다. 5이닝 동안 5피안타 3탈삼진 1볼넷으로 무실점 호투.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롯데 베테랑 송승준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기대이상의 투구를 선보였다. 투구수도 71개에 불과했다. 염경엽 감독으로서는 쓸만한 선발 투수 한명을 찾아낸 셈이다.
덕수중, 장충고를 졸업한 박주현은 지난해 2차 3라운드 29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구속은 빠르지 않으나 묵직한 직구가 강점인 박주현은 지난달 15일 SK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3이닝 동안 무안타로 역투했다.
평소 꿈꿨던 프로야구 데뷔전. 박주현은 1회초 손아섭, 정훈, 황재균을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2회에는 2안타와 볼넷 1개를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우민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5회에도 손아섭, 정훈, 황재균을 나란히 범타로 처리한 박주현은 선배들의 박수를 받으며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 채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넥센 타선은 4⅔이닝 동안 선발 송승준을 맞아 7안타 2볼넷으로 5점을 얻어내며 박주현의 승리를 뒷받침하는 듯 했다. 하지만 넥센 불펜이 무너지며 박주현의 승리는 물거품이 됐다. 6회부터 김상수에 이어 김세현에 이르기까지 5명의 투수가 나왔지만 9회초까지 롯데 타선에 5점을 허용, 5-5 동점을 내줬다. 박주현의 승리도 함께 날아갔다. 넥센은 9회말 1사후 대니돈의 볼넷과 김민성의 안타로 1사 1, 2루를 만든 뒤 윤석민의 끝내기 안타로 6대 5로 승리했다. 1⅓이닝 동안 2안타를 맞고 2실점한 넥센의 6번째 투수 김세현이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진정한 승리투수는 박주현이었다.
kt는 SK와의 인천경기에서 이진영의 역전 3점 홈런에 힘입어 5대 4로 승리했다.
잠실(LG-한화), 마산(KIA-NC), 대구(삼성-두산) 경기는 비로 인해 취소됐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