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비만·당뇨병 감소 위해 당류규제 보다 강화돼야”

의료계 “비만·당뇨병 감소 위해 당류규제 보다 강화돼야”

기사승인 2016-04-11 14:51:56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최근 정부가 이른바 ‘설탕과의 전쟁’, 당류 규제제도를 발표한 가운데 의료계가 보다 강력한 규제제도 마련 및 만성질환관리법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대한비만학회는 지난 7일 발표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 발표와 8일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식약처 공동으로 식생활 가이드라인 ‘국민 공통 식생활 지침’에 대해 국민건강 측면에서 실효성을 거두기 위한 좀더 강력한 당류 규제제도와 비만·당뇨병 예방 및 관리 종합대책이 요구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두 학회는 “급증하고 있는 고도비만과 당뇨병의 감소를 위해선 이를 사회·국가적 질병으로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식약처가 발표한 종합계획의 주요골자인 음료의 당류자율 표시, 가이드라인, 저당 등의 표시·광고, 당류를 낮춘 메뉴 개발, 어린이·청소년 이용시설에서 판매 제한 권고 등의 계획안은 당류를 섭취할지 말지에 대한 개인의 자율에 맡기고 있어, 당류 저감화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지출하는 비만 관련 의료비는 연간 4조3454억원으로 흡연이나 음주보다 1.8배가 높다.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병인 ‘당뇨병’ 관련 2015년 진료비는 총 1조8000억원을 차지하고, 지난 6년간 33.3%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많은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설탕세’와 같은 수위 높은 규제에 대한 검토나 식품 가공과 관련하여 당류를 줄이는 노력에 대한 세제 지원 등과 같이 적극적인 당류규제 정책과 동시에 비만·당뇨병 예방 및 관리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저소득층일수록 고도비만이 증가하고 당뇨 등의 합병증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질환관리에 있어 사회 계층간 양극화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두 학회는 "당뇨병이 동반된 비만은 질병으로 규정해야 함에도, 당뇨병 환자의 당뇨약은 급여혜택을 받으면서 비만치료(약제 포함)는 비급여 본인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한 보험제도 환경까지 맞물려 있다"며 "적극적으로 혈당관리를 해야 당뇨병 관련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약제의 급여 기준도 매우 까다로워 혈당관리가 잘 되는 환자가 30%도 되지 못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두 학회는 영유아 및 아동 청소년 시기부터 당류를 줄이고 비만을 예방하기 위한 범부처 차원의 노력을 촉구했다. 비만예방을 위해 학교 급식에서 첨가당을 줄이는 것이나 국, 찌개류를 줄여 저나트륨 식사습관을 길들이는 것, 건강한 식사습관을 어릴 때부터 배우고 익히는 교육내용이 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필수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일부 방송에서 음식 요리에 설탕을 많이 첨가하여 단맛을 내는 것이 맛있게 음식을 먹는 좋은 방법인양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 성행하는 데 대해 두 학회는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설탕, 액상과당 등 단순당 섭취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단맛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사회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학회는 “향후 30년 국가의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범부처간 비만 및 당뇨병 예방 및 관리 종합대책 및 국가전략이 필요하며 국가위원회의 구성이 필요” 하며 “이러한 것들이 반영된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법안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히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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