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우려가 현실로… 당분간 주식시장·환율 급락 ‘불가피’

브렉시트, 우려가 현실로… 당분간 주식시장·환율 급락 ‘불가피’

기사승인 2016-06-24 17:52:22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 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이로 인한 충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주식시장 급락과 환율 급등 등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1.47포인트(-3.09%) 급락한 1925.2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32.36포인트(-4.76%) 떨어진 647.16에 장 마감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은 장 초반 앞선 브렉시트 여론조사 결과가 잔류에 무게가 실리면서 소폭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투표결과가 탈퇴쪽으로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가는 한때 7%대 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글로벌 증시도 브렉시트로 인한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니케이225지수는 7%대 넘게 빠졌고 ▲상해종합지수(-1.30%) ▲독일(-10.00%) ▲영국(-1.66%) 등 전 세계 주식시장이 불안감에 휩싸였다.

당장 투자업계는 이로 인해 국내시장에서 주가급락과 환율 변동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유럽연합 내 연쇄적인 탈퇴를 우려하고 나섰다.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 관계자는 “단기적인 변동성 위험과 더불어 유로존 붕괴 우려가 더해질 소지가 다분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렉시트 현실화로 인해 영국은 관세부담과 투자 심리 위축 등 경기후퇴 진입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우리나라 경기도 내수 중심의 심리 위축이 불가피하고 10.4%에 달하는 유럽수출과 글로벌 교역의 후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도 1700선까지 급락하는 등 대외변수로 인한 급락 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으로 코스피도 1850선 아래로 붕괴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유럽연합의 결속력까지 약해져 유로화에 대한 매도 현상은 지속되고 달러와 금 같은 안전자산 선호도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브렉시트로 인한 주식시장 변동성 증가로 당분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금융시장은 브렉시트로 인해 파운드화와 금리, 주가 등이 일제히 약세로 전환하고 엔·달러 환율도 장 중 달러당 99엔 수준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에 대한 유동성 쏠림이 심화될 경우 엔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엔화 강세가 수출경기 침체의 빌미가 될 경우 경기 여건이 악화돼 유동성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이 확대돼 선진국 국채를 포함한 안전자산에 대한 집착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이같은 부작용에 대해 의식을 해왔던 만큼 연내 금리인상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당분간 채권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브렉시트가 지난 2008년과 같은 금융시장의 붕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브렉시트 발생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난 2008년처럼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의 파산으로 인한 금융시스템의 붕괴도 아니고 경기흐름이 급격히 악화되는 이벤트도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브렉시트 현실화로 발생하는 충격은 과거 금융위기와 성격이 상당히 다른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경제 리스크로 판단된다”며 “유럽연합과 회원국들의 시장 안정화 노력과 회원국의 대책 마련 등 진행상황에 따라 신중한 투자 자세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홍석경 기자 hsk8703@kukinews.com

홍석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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