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이어 연예계에 좋지 않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밴드 씨엔블루의 정용화가 미공개 내부 정보를 바탕으로 주식을 매매해 단기간에 수억의 차익을 얻었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논란은 그저 구설에 지난 것이 아니라 ‘혐의’로 구체화 됐습니다. 검찰은 지난 2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용화를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작년 7월, 소속사 없이 활동하던 유재석이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와 계약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당시 FNC의 주식은 급등했습니다. 소문은 사실로 밝혀졌고 유재석은 FNC 소속이 됐죠. 유재석 영입 당시 FNC의 주식은 주당 20,800원에서 27,000원까지 올랐습니다. 유재석의 영입과 주식 가격 급등으로 주목 받은 FNC는 그 후 다양한 분야의 방송인을 영입하며 규모를 키워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성장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정용화는 지난해 7월 초 자신이 소속해 있는 FNC의 주식을 약 4억 원치 매입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샀던 주식을 6억 원에 되팝니다. 일주일 만에 2억여 원의 이익을 챙긴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자신이 속한 회사의 주식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위의 경우에서 문제가 된 것은 정용화가 주식 시세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공개 정보’를 미리 입수해서 계획적으로 FNC의 주식을 매매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정용화 뿐만이 아닙니다. FNC의 한성호 대표 또한 블록딜 형식의 주식 매각으로 불법적 차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됐습니다. 차익의 규모는 자그마치 ‘235억’입니다.
검찰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이달 초 정용화의 주거지와 소속사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정용화의 소환조사도 수사의 일환이었죠.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혐의가 있는지 수사 중이므로 무혐의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은 사건 수사 단계이기 때문에 정용화의 ‘혐의’가 ‘범법 행위’로 인정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용화의 작년 7월 주식 매매 기록에 ‘공교롭게’ 혹은 ‘우연히’라는 설명을 붙이기에는 너무나 수상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FNC 측은 이와 관련해 “당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발뺌하다가 정용화의 검찰 소환 소식이 보도되자 “모든 검찰 수사가 종결된 뒤 자세한 입장을 발표하겠다”며 명확한 입장을 공지하지 않았습니다.
정용화는 과거 방송에서 여러 번 ‘금전적 욕심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tvN ‘택시’에 출연해 저작권료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저작권료를 세어본 적이 없다”며 “돈을 위해 음악한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복권 당첨 번호보다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정용화의 꾸준한 음악적 행보와 이러한 발언들은 팬들에게 감동을 줬고 정용화는 진정성 있게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란 이미지를 갖고 활동해왔습니다. 정용화는 현재 평소 발언과는 정반대인 성격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대중은 정용화에게 큰 실망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미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주식을 사고팔아 투자하는 것은 심각한 불법행위입니다. 누군가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주식 시장을 교란한다면 공정하게 시장 질서를 지키며 주식에 투자하는 누군가는 큰 손해를 보기 마련입니다. 이 사건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망가진 정용화의 이미지가 아니라 부당한 거래로 훼손된 누군가의 재산일지도 모릅니다. 이 사건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엄중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