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전반기 도정평가 ⑤ 제주 현안에 대한 도민 인식]

[원희룡 제주도지사 전반기 도정평가 ⑤ 제주 현안에 대한 도민 인식]

제주 도민 10명 중 7명 '중국·해외자본 유입' 반대 입장 보여

기사승인 2016-06-29 18:45:42


민선 6기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임기 2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도민들은 중국 등 해외자본 유입, 토지가격 상승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의 경우, 지속적인 인구감소로 생산인력이 감소하고, 경제적 활력을 잃고 있는 점에 비춰본다면, 제주도의 지속적인 인구유입과 투자유치는 분명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단기간 급격한 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이를 도민사회에 이해시킬 수 있는 역량이 제주도에 요구된다.

쿠키뉴스 제주취재본부는 출범을 계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 지난 11~12일 제주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원희룡 지사 전반기 도정평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전화(ARS) 방법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3.9%였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다.

이번 여론조사는 남자(49.8%)와 여자(50.2%)가 거의 절반씩 참여했고, 29세 이하 16.6%, 30대 17.3%, 40대 22.2%, 50대 19.7%, 60세 이상 24.2%로 인구비례가 잘 반영됐다. 그리고 구 제주시, 한림·애월읍·한경·추자면, 구좌·조천읍·우도면, 구 서귀포시, 남원·표선·성산읍, 대정읍·안덕면 등 권역·지역별로 세분화한 조사로 정확성을 높였다.

조사에서 ‘제주도에 중국 등 해외자본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7명꼴인 73.6%가 ’반대한다‘고 답한 반면, ’찬성한다‘는 답변은 21.6%에 그쳤다. 특히, 반대한다는 의견 중 ’매우 반대‘라고 답한 비율은 40.7%에 육박했다.


지역별로는 구제주시가 77.3%로 반대의견이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남원·표선·성산읍 74.9%, 대정읍·안덕면 74.8%, 구서귀포시 71.7% 구좌·우도·조천읍 67.0%, 한림·애월·한경·추자 58.5% 순으로 나타나, 도 내 대부분의 지역 주민들이 해외자본에 우려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9세 이하 청년층 80.5%에서 반대의견이 가장 높았으며, 찬성한다는 의견은 10.1%에 불과했다.

이 같은 도민들의 응답은 해외자본을 통한 신규일자리 창출효과에 대한 기대감 보다, 해외 자본 유입에 따른 집값상승이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더 크게 반영한 것으로 추측된다.

◆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토지가격.. 바라보는 서민들은 ‘한숨’

최근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제주도 토지가격를 바라보는 도민의 시각 역시, 찬성보다는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제주도 토지가격 상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무려 응답자의 82.3%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이 중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53.2%를 넘었다. 반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14.8%에 그쳤다.

‘바람직 하지 않다’는 응답을 가장 많이 한 지역은 구제주시로 85.5%였고, 그 다음으로는 구서귀포시 83.7%, 남원·표선·성산읍 78.2%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각각 20대 80.0%, 30대 83.4%, 40대 84.6%, 50대 80.3%, 60대 82.2%였다. 

김태일 제주대 교수(건축학)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주도민들이 중국·해외자본의 유입과 지가상승에 반감을 가지는 원인에 대해 "도민에게 경제적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이주민 급증에 따른 수요증가와 기대심리, 과투자에 의한 지가 상승으로 제주도 지역만 주택보급률이 약 110%를 넘는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공공임대사업을 통해 투기세력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중국자본이 아닌 지역주민의 직·간접적 투자에 의한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제주도 인구증가에 대해 묻는 항목에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46.6%,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48.0%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약간 우세했다.

지역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를 보인 곳은 구제주시 50.7%, 남원·표선·성산읍 53.3%였고, ‘바람직하다’고 답변한 지역은 구좌·우도·조천읍 53.3%, 대정읍·안덕면 50.2%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인구유입으로 인해 제주 경제에 활력이 도는 ‘긍정적 효과’와 교통체증·주택난 문제 등 ‘부정적 효과’가 서로 맞물리면서 도민 내 여론도 서로 상충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주도가 인구증가에 따른 도민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지역 발전을 위한 ‘엔진’을 꾸준히 가동해 나갈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는다.


유경표 기자 sco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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