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증권사 9곳의 시가총액(시총) 규모가 1년만에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9곳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7일 종가 기준 시총 규모는 지난해 4월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낸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한 미래에셋대우로 지난해 4월 시총 5조5049억원에서 현재 52.81% 폭락한 2조5973억원으로 떨어졌다. 삼성증권도 같은 기준으로 5조65억원에서 2조6943억원으로 46.18% 급락했고, 메리츠종금증권도 2조8581억원에서 1조5694억원으로 45.09% 폭락했다. 이어서 ▲현대증권(2조6382억원→ 1조4836억원)▲한국투자증권(3조8450억원→2조4157억원)▲대신증권(7184억원→5077억원)순으로 각각 30% 이상 떨어졌다.
이처럼 증권주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주식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고 이로 인해 주가연계증권(ELS)도 폭락하는 등 대외 변동성이 급격하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올 2분기 증권사의 영업이익도 크게 떨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상위 5개 대형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평균 20%이상 감소했다. 특히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각각 57.49%, 51.97% 급락해 낙폭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고 ▲한국투자증권(-46.33%) ▲현대증권(-31.01%) ▲NH투자증권(-24.07%)순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올 들어 증권업의 영업환경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2분기 일평균거래대금은 8조6000억원으로 1분기대비 9.5% 상승했고 파생결합증권(ELS·DLS) 조기상환 규모는 8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45.9% 증가했다. 다만 투자업계는 올 들어 H지수 관련한 예상 배당치가 하락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글로벌 지수의 변동성 확대로 인한 파생결합증권 운용 손익 악화가 증권사 실적에 부담을 줬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업계의 2분기 이익 감소 원인은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 부진 때문이다”며 “중개 수수료(브로커리지) 이익과 파생결합증권의 조기상환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나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손실과 변동성 확대로 운용이익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강 연구원은 “2분기 ELS 발행도 9조8221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8%, 전년동기대비 59.1% 감소했다”며 ”글로벌 증시의 부진한 흐름에 따라 조기상환이 지연되면서 신규 발행이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2분기 증권사 실적은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거래대금 증가와 금리하락, 조기상환 회복 등 이익을 결정하는 변수들이 1분기보다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이익이 증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홍석경 기자 hsk870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