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사태로 경북 성주군 전체가 마비됐다.
15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장관 등이 주민 설명회를 위해 성주에 오자 성주 군민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이날 주민 3000여명은 생업을 뒤로하고 군청 앞에 모였다.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함께 참석하기 위해 일부 주민들은 자녀 등교를 거부하거나 조퇴시키기도 했다.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과 초등학생들까지 집회에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황 총리 일행이 청사 정문 앞 계단에 들어서자 주민들은 날계란과 물병 등을 던졌고, 황 총리의 옷은 계란범벅이 됐다. 조희현 경북지방경찰청장은 날아온 물체에 얼굴을 맞아 왼쪽 눈썹 위가 5㎝ 가량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황 총리 일행은 군 청사 안으로 급히 대피한 뒤 오전 11시 40분 미니버스에 올라탔으나 주민들에게 둘러싸였다가 6시간 만에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민 100여명은 트랙터 2대를 버스 앞에 배치해 이동을 막고 항의했다.
앞서 김항곤 성주군수와 주요 인사들은 사드 배치 지역 발표 이후 단식과 혈서, 삭발 등을 통해 강력한 반대의지를 표명하고 있고, 주민들은 촛불집회를 열며 정부에 항의했다.
나흘째 단식 농성 중이던 김 군수는 15일 오후 건강 이상으로 구급차로 군 보건소에 이송됐고, 민원처리를 위해 군청을 찾은 주민들은 군청에 진입도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오후 3시 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주군을 발표한 이후 성주군과 군민들의 일상이 사라진 것이다.
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