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가 지난해 말 이후 7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는 현재 7조3045억1300억원으로 지난해 말 6조5237억1600만원에서 11.97% 증가했다. 유가증권을 담보하는 예탁증권담보융자도 지난해 말보다 10% 넘게 올라 12조3515억9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신용거래융자잔액과 투자자예탁금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상승세에 접어든 상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올 초 7조원대에 머물며 상승곡선을 그리다 지난달 29일 브렉시트로 인해 6조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이후 글로벌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서 최근 다시 7조원대를 회복했다.
올 들어 크게 상승하기 시작한 신용거래 잔액은 장기화된 저금리도 한 몫 더했다. 지난해부터 한국은행이 수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대기성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주식시장에 몰린 것이다.
현재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해 말 20조9173억800만원에서 1조9829억9800만원(9.48%) 늘어난 22조9003억6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최근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하고 대외 불안 요인이 완화되는 등 주식시장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자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이 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개인 투자자가 빚을 얻어 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그 만큼 반대매매가 일어날 확률도 높아졌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 돈을 빌렸을 때 약정한 만기내에 갚지 못할경우 고객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 2월 중국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폭락했을때 하루에만 1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강제 처분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브렉시트가 결정됐을 때에도 3일 연속으로 수 십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처분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지만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 만큼 빚을 내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저금리와 맞물려 주식시장에 기대하는 이자 수익이 높아졌다고 볼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높아진 신용잔고로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라 반대매매가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리도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석경 기자 hsk870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