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약]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폐암환자 위해 보험급여 빨리 적용돼야”

[아는 것이 약]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폐암환자 위해 보험급여 빨리 적용돼야”

기사승인 2016-07-21 09:38:01


#사례. 폐암 4기였던 김복남(가명·71세)씨는 지미 카터 대통령이 면역항암제를 사용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 치료제에 대해 알아봤다. 보통 폐암 4기라고 하면 암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많다. 그러나 김씨는 면역항암제 치료를 결심했다. 6회 투여(3주에 1회)를 한 후 거주하고 있는 전라도 신안군 도초라는 섬에서 배를 타고 KTX를 타고 병원으로 왕래를 할 정도로 건강이 회복됐따는 것이 김씨 가족의 설명이다. 다만 아직 이 약은 정부에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지 않은 약물이다. 따라서 1회 투여비용이 1000만원에 가까운 약값을 전액 100%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김씨 가족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아버지를 잃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서고 있다. 이제 기댈 곳은 국가밖에 없습니다”며 “하루 한 시간 일분 일초라도 하루 빨리 건강보험이 돼 아버지 뿐만 아니라 많은 환자들이 비용 걱정 없이 면역항암제로 치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암종 중 사망률 1위가 있다. 바로 폐암이다. 폐암은 진단 된 이후 치료도 어렵고, 말기로 갈수록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현재까지 폐암을 정복한 치료제 역시 없다. 그런데 최근 폐암 등의 항암치료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다는 학계의 평을 받고 있는 약이 있다. 바로 ‘면역항암제’다.  

1세대 항암제는 암세포 뿐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부작용을 초래했으며, 2세대 표적항암제는 특정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획기적인 치료제이지만, 내성 위험과 적용 가능 대상 환자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한계로 들 수 있다. 그런데 의학계는 ‘면역항암제’를 3세대 치료제로 주목하고 있다. 바로 체내 면역체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특정 암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암에서 쓰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면역항암제를 혁신적 치료제로 지정해 신속허가를 내주기도 했다. 다만 아직 일부에서는 이 약에 대한 안전성, 효능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면역항암제를 향한 학계, 의료계, 환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그 중 MSD의 ‘키트루다(성분명·펨브롤리주맙) 역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약물이다. 과연 이 면역항암제는 어떤 약물일지 환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인터뷰에 나섰다. 한국MSD의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PM 양미선 본부장을 만났다.  

-요즘 제약업계에서 핫이슈는 단연코 면역항암제이다. 이 약물이 무엇인가. 

“면역항암제는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에 이어 개발된 3세대 항암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존 항암제는 구토, 탈모와 같은 전신적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내성발현과 같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기존 치료제에서 부작용과 내성이 나타나거나, 치료 후에도 완화가 어려울 환자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치료 옵션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개발된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면역시스템을 강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으로, 기존 항암제들의 부작용을 보완했습니다. 또한 장기 생존과 지속적인 반응율을 높여 항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신적인 치료제로 학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는 어떤 약물인가.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국내에서 지난해 3월 흑색종에 적응증을 허가 받은 데 이어, 올해 4월 폐암(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및 흑색종의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허가 받았습니다. 이 중 특히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중 1위로 통계적으로 약 30분에 1명이 사망할 정도로 위중하고 빠른 치료가 필요한 암입니다. 키트루다가 비소세포폐암에 적응증을 받게 되면서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80% 차지) 

-MSD에서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게 된 계기 및 배경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MSD가 추구하는 목표 중 하나는 R&D에서의 이노베이션입니다. 항암제, 당뇨, 백신, 급성감염 등이 MSD의 4대 주력 분야입니다. 이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영역은 기존 항암제의 패러다임을 바꾼 면역항암제입니다. MSD는 생명과 삶 전반을 위협하는 암 정복을 위해 면역항암제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미국 FDA에서 키트루다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R&D 투자액의 약 50%가 키트루다의 단독요법 및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요법에 관한 다양한 암치료 연구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면역항암제가 획기적인 치료제라고 인정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면역항암제는 모든 환자에게 드라마틱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효과를 나타내는 전체 환자 중 일부 환자에서 지속적인 반응과 장기 생존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장점입니다. 한 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면역항암제의 장점은 완치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환자에서 완치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가능성이 있는지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면역항암제는 단순한 치료를 뛰어넘어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가능하게 해 삶의 질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키트루다는 3주에 1회 30분 동안 투여해 환자의 병원 방문횟수를 줄여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키트루다와 관련된 임상 결과를 알려 달라. 

“면역항암제가 획기적인 치료제는 맞지만 모든 환자에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MSD는 환자의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 면역항암제 연구와 더불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는 기준을 찾기 위한 노력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암 세포의 PD- L1의 발현율에 따라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실제 키트루다의 임상연구인 KEYTNOTE-010에 의하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PD-L1≥50% 환자(통계적으로 환자 3명 중 1명)에서 키트루다가 사망에 이르는 위험율을 약 50% 감소시킨 것이 확인됐습니다." 

-‘바이오마커’를 통해 치료에 적합한 환자를 선별하겠다는 것인가.

“아직 확실한 바이오마커라고는 얘기할 수 없지만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이라는 적합환자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PD-L1 발현율은 현재로선 가장 가능성을 입증 받은 적합환자 예측 기준입니다." 

-키트루다는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투여 후 완치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보인 면역항암제로도 유명하다. 지미 카터 대통령의 치료 상황은 어떠했는가.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은 말기 흑색종이 뇌로 전이된 이후에 키트루다 투여를 시작했습니다. 치료 진행 4개월 후 기존 암 병변 및 새 병변이 발견되지 않았고 7개월 후 항암치료를 종료했습니다. 9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면역항암제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았습니다.” 

-국내에도 지미 카터 대통령 같은 사례가 있는가.  

“국내 임상연구에 참여한 40대 남성의 경우 말기에 폐암을 발견하여 화학, 표적항암제 모두 사용했지만 구토, 내성 등의 이유로 상태가 많이 악화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키트루다 임상시험에 참가하게 되었고 투여 3회 만에 암 세포가 50% 감소, 23사이클 진행 중인 현재 암 세포의 90%가 감소했습니다. 키트루다 투여 후 식사도 원활하게 하고 있고 골프와 같은 운동도 할 정도로 몸이 많이 회복됐습니다. 이 두 사례처럼 향후에도 키트루다 치료를 통해 많은 환자분들이 희망을 갖고 새로운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급여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키트루다나 옵디보 등 아직까지 면역항암제는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애 태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이며 생존율이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도 면역항암제 급여 관련하여 폐암 환자의 긴급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면역항암제의 혁신성이 우리나라에도 빨리 알려지면서 환자, 의료진 사이에 화두가 되고 있는 것도 급여를 앞당기는데 좋은 사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폐암의 위험성, 환자들의 요구들이 모이면 환자 약값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하는 보험급여 적용 시기를 앞당기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사료됩니다. 현재 키트루다는 보험급여 심사 중입니다. 국내에서 항암 신약이 급여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 이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환자들에게 관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의학계에서도 면역항암제 보험급여 적용에 대해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안다.  

“그렇습니다.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면역항암제에 대한 급여가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단계적 접근, 새로운 방식의 보험 급여 정책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통 받는 폐암환자들이 빨리 약을 투여 받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정부와 학계와의 충분한 논의 작업을 거쳐 가급적 빨리 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다각도로 방법을 검토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면역항암제에 대한 보험급여 적용이 속히 이뤄진 국가가 어디가 있는가. 

“호주와 영국은 공보험 체계로 단일 정부가 보험을 해주는 형식이며, 혁신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호주의 경우 ‘조건부 급여제도(Managed Entry Scheme, MES)’라는 시스템을 통해 신약 허가 후 보험까지 2년 이상 걸리던 기간을 허가 이후 6개월 이내로 앞당겼습니다. 영국에서도 허가 후 3개월 후에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NICE)에서 보험적용이 됐습니다. 두 나라의 경우 정부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환자에게까지 혜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면역항암제가 폐암 뿐 아니라 다른 암종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가.

“현재 키트루다는 약 30여 개 암종에서 단독, 병용요법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중 약 17개 암종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으며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방광암, 대장암, 위암 등 8가지 암 종에서 3상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지난 6월에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6)에서는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로 키트루다와 화학항암제의 병용요법 연구, 흑색종에 대한 병용요법, 두경부암 및 호지킨림프종에 대한 단독요법의 드라마틱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임상이 끝나는 대로 순차적으로 한국에도 승인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폐암에 있어 1차 치료제 적응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그렇습니다. 가장 빠르게 추가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폐암 1차 치료입니다. 키트루다는 FDA와 식약처에서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승인 받았지만 최근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단독으로도 효과가 좋다는 것이 입증돼 임상연구가 조기 종료된 바 있습니다.”

-앞으로 면역항암제와 관련해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가장 큰 목표는 많은 폐암 환자들이 재정적인 어려움 없이 면역항암제를 통해 암을 치료하고 일상생활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선, 급여를 앞당기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환자, 학회, 제약업계가 모두 힘을 합쳐 면역항암제가 보험권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의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 MSD도 정부와 긴밀하게 조율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입니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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