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창보)는 12살 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방치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및 사체유기,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및 아동유기·방임)로 기소된 숨진 A양의 부친 이모(47) 목사와 계모 백모(40)씨의 증인 신청을 받아들인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검사가 구형한 형량보다 무거운 중형이 선고됐기 때문에 피고인 측의 양형을 줄여달라는 주장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피고인은 항소이유에 “범죄 사실 모두를 인정한다”면서 “다만, 형량이 너무 무겁고 딸을 학대한 동기에 오해가 있다”고 증인 신청을 요구했다.
이어 피고인 측은 증인으로 이씨의 친누나 이모씨와 그가 목회한 교회의 성도인 또 다른 이모(여)씨를 언급하며 “오랫동안 이씨를 봐 왔기 때문에 성향을 잘 안다. 형량을 낮추는데 참작해 달라”고 덧붙였다.
검사 측은 “검사의 구형보다 형량이 많긴 하지만 죄질과 사회 전체에 충격을 준 것을 고려해 봤을 때 원심의 형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 부부는 지난해 3월17일 오전 5시30분 부천시 소사본동에 있는 자택 거실에서 중학교 1학년인 딸 A양을 때려 숨지게 한 뒤 A양을 11개월간 집 안에 방치해 ‘미라’ 상태로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기도하면 딸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밝혔다.
그들 부부는 딸이 교회에서 헌금을 훔치는 등 남의 물건에 손을 대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A양을 폭행 및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친부와 계모로서 자녀를 올바르게 양육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 딸을 신체‧정신적으로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 또 시신을 방에 방치하는 등 우리 사회에 충격과 공포를 안겨 줘 무거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씨에게 징역 20년, 백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각각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명령을 내렸다.
검사는 지난 4월29일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15년, 백시에게 징역 12년 구형했다.
증인 심문은 오는 31일 오후 3시10분에 진행된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