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까지 바꾼 ‘슈퍼스타K 2016’, 오디션 2.0 시대 열 수 있을까

제목까지 바꾼 ‘슈퍼스타K 2016’, 오디션 2.0 시대 열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6-08-23 14:44:3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과거 TV만 틀면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오던 시기가 있었다. Mnet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각 방송사들은 MBC ‘위대한 탄생’, KBS ‘톱밴드’, SBS ‘K팝스타’ 등 노래 경연을 벌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노래 외에 춤과 작곡, 랩, 연기, 디자인, 모델, 연기 등 오디션 영역도 다양해졌다. 신입사원도 오디션으로 뽑을 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현재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대부분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하나, 둘 쓸쓸하게 종영을 맞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대는 이대로 종말을 맞는 걸까.

새 시즌을 시작하는 ‘슈퍼스타K’의 대답은 ‘아직 아니다’였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슈퍼스타K’가 올해도 어김없이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하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를 몇 년째 듣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평균 시청률 11.8%(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던 시즌 3와 달리 지난 시즌은 내내 2~3%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우승자가 누구인지 기억 못하는 시청자가 대다수다.

‘슈퍼스타K’는 변화를 선택했다. 지금까지의 포맷을 완전히 갈아엎는 대대적인 변화다. 3~4명이었던 심사위원의 숫자를 7명으로 늘렸고 예선과 슈퍼위크를 거쳐 본선 생방송 무대에 진출하던 예전 방식도 완전히 바꿨다. 시청자들은 이번 시즌 첫 방송에서 3차 예선이 아닌 1라운드 현장을 지켜보게 된다. 제목도 ‘슈퍼스타K8’가 아닌 ‘슈퍼스타K 2016’으로 변경됐다. 변화에 대한 제작진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2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영중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홀에서 열린 Mnet ‘슈퍼스타K 2016’ 제작발표회에서 김기웅 국장은 이번 시즌 ‘슈퍼스타K’가 맞이한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국장은 “‘슈퍼스타K’를 8년째 하면서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두 가지 변화를 이번에 시도했다”고 입을 열었다. 김 국장은 “7명의 심사위원을 통해 예능적인 재미와 심사의 다양성, 합격과 탈락이 명확히 나올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프로그램도 ‘20초 타임 배틀’처럼 매 라운드 다른 구성으로 진행된다. ‘오디션 2.0’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도 큰 도전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즌 6~7에 이어 3년 연속 심사위원을 맡게 된 가수 김범수도 새 시즌을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범수는 “지난 두 개의 시즌과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라며 “새로 런칭하는 프로그램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포맷이 달라졌다. 시청자들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다”고 프로그램의 변화를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이어 새로워진 ‘슈퍼스타K’에 대해 “빠르게 진행되면서도 봐야할 부분을 보게 만드는 집중도 있는 방식”이라며 “굉장히 신선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시즌 ‘슈퍼스타K’의 콘셉트는 ‘배틀’로 정해졌다. 1라운드부터 ‘20초 타임 배틀’이라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됐다. 오디션 참가자는 7명의 심사위원 앞에서 20초 동안 노래를 부르게 된다. 노래를 더 듣고 싶은 심사위원이 버튼을 누르면 10초씩 시간이 연장되는 식이다. 각 심사위원에게 3번의 시간 연장 기회가 있어 참가자는 총 210초 동안 노래를 부를 수 있다.

김기웅 국장은 ‘20초 타임 배틀’에 대해 “노래를 듣는 재미보다 평가 받는 재미가 더 큰 라운드”라며 “타임 배틀을 극적으로 통과했지만 탈락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초반부터 탈락하는 경우도 있다. 이 사람이 붙을까, 떨어질까에 집중하며 볼 수 있는 배틀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연출은 맡은 이성규 PD는 “매 라운드 다른 방식의 배틀 라운드가 이어진다”며 “결승까지 새로운 콘셉트의 배틀 라운드가 등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큰 변화에도 ‘슈퍼스타K’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참가자의 말과 행동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방송의 재미를 높이는 ‘악마의 편집’이 대표적이다. ‘악마의 편집’은 방송 윤리적인 면에서 비판 받는 동시에 화제성을 높이는 장치인 만큼 매년 논란을 일으켜왔다.

이에 대해 이 PD는 “시청자들에게는 분명히 흥미로운 요소”라며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겠다”고 말해 올해도 악마의 편집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김 국장은 “재미를 더할 수 있는 편집은 하겠지만, 사실에서 벗어나는 편집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공정하고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편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시청자들을 안심시켰다.

매년 ‘슈퍼스타K’가 방송될 시기가 되면 시청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곤 한다. ‘슈퍼스타K’를 사랑했던 많은 시청자들이 긴 시간동안 프로그램의 몰락하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수많은 논란과 낮은 시청률, 큰 변화를 시도해야 할 정도로 식상해진 포맷 등 ‘슈퍼스타K’를 향한 비난에도 일리는 있다. 그럼에도 ‘슈퍼스타K’가 계속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는 뭘까.

김기웅 국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수의 꿈을 갖고 있는 일반인이 가수가 되는 길은 사실상 ‘슈퍼스타K’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슈퍼스타K’는 가수의 꿈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을 바꿀 수 있는 기회다.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 받고 스타가 될 수도 있다”며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갖고 만들려고 한다. 그동안 제작 과정에서 미흡했던 측면도 많았다. 올해는 잘 보완해서 재능 있는 참가자들이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여덟 번째 시즌을 맞이한 ‘슈퍼스타K 2016’은 가수 거미, 길, 김범수, 김연우, 에일리, 한성호 FNC 대표, 작곡가 용감한 형제가 심사위원을 맡았다. 다음달 22일 오후 9시40분 첫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