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故 백남기 씨에 대한 부검 영장이 발부돼 유가족·투쟁본부와 검경의 마찰이 예상된다.
28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서울중앙지법이 검찰과 경찰이 청구한 고 백남기 씨에 대한 부검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부검의 필요성을 소명하는 추가 자료가 접수된 이후 부검 필요성을 인정했다.
다만 집행방법에는 제한을 뒀다. 경찰이 밝힌 부검경장발부와 집행방법에 따르면 유족이 원할 경우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아닌 서울대병원에서 부검할 수 있으며 유족과 유족 추천의사, 변호사 1명의 참관이 허용된다. 부검 절차와 영상 촬영도 가능하며 부검 시기와 절차, 경과에 대한 정보를 유족에게 제공해야 한다.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은 경찰이 시위 참가자인 백남기 씨의 머리 부분을 직사 살수해 바닥에 쓰러짐으로써 뇌진탕을 입게 했고 쓰러진 이후에도 계속 직사살수했다고 지적했다. 또 시위진압 행위는 의도적이든 조작 실수든 위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25일 제출한 부검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됨에 따라 26일 오후 다시 영장을 재청구했지만 ‘부검 청구 이유를 더욱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설명하라’는 이유로 환송했다.
검찰은 사인규명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 입장을 고수했지만 유족과 투쟁본부는 “물대포 직사행위로 인한 충격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명백히 밝혀졌다”며 부검을 반대해왔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도 부검에 반대하는 유족들의 탄원서와 사망 경위 등 서울대학교병원의 소견을 담은 의견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지만 결국 영장이 발부됐다.
현재 고 백남기 씨의 시신이 안치돼있는 서울대병원 지하 안치실과 장례식장 주변에는 300여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