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법정관리 중인 중견 건설사들이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번번이 불발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냉기가 감돌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삼부토건·STX건설 등의 건설사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와 매각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아 본입찰에 실패하고 있다.
경남기업은 첫 번째 매각을 진행한 결과 예비 입찰에 삼라마이더스(SM)그룹 등 총 6곳이 참여했지만, 지난 6월 말 있었던 본입찰은 결국 불발로 끝났다.
경남기업이 보유한 수완에너지 지분(70%) 매각이 어려워지면서 매각 대금이 1500억원에서 1800억~2000억원 정도로 늘었기 때문이다.
경남기업은 첫 매각에 실패하자 최근 두 번째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결과 총 4개 업체가 참여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예비실시 심사를 거쳐 이달 20일 본입찰이 진행된다.
삼부토건 역시 재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달 미국계 투자사인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하와이 유레이너스 파트너스 등 두 곳이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주인 찾기에 실패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유레이너스 파트너스는 각각 1000억원과 800억원의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금 증빙이 되지 않아 유찰됐다.
앞서 삼부토건은 5월 본입찰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에도 법원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미국계 SI(전략적투자자)에 대해 자금 조달능력을 증명하지 못해 유찰됐다.
삼부토건은 올해 두 차례나 본입찰에 실패한 만큼 신중하게 인수의향자를 찾을 예정이다.
STX건설은 예비입찰에 8곳의 기업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매각 가능성을 높였지만, 본입찰에는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STX건설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세환컨소시엄의 경우 인수가를 산정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법원에 입찰 기한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매각에 여러 차례 실패한 STX건설은 청산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M&A시장에 나온 건설사들의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 봤다.
건설업계가 주택 경기 침체와 국내·외 수주감소, 건설투자 감소 등으로 경기가 침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선뜻 매각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택∙건설경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M&A에 나설 건설사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무리한 자금조달로 매각을 할 경우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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