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분유에도 수입… 엇박자 내는 정부·기업

넘치는 분유에도 수입… 엇박자 내는 정부·기업

기사승인 2016-10-19 17:28:30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분유가 넘쳐나고 있다. 공급과잉 우려가 심각하다.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당시 이례적으로 매년 3%씩 유제품 수입량을 늘리는 조건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현재 탈지분유는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고, 혼합분유의 경우 관세 40%로 부담이 줄어든 상태다.

FTA가 시행되기 전 기업들은 혼합분유를 사용해 제품화 하면서 FTA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무관세가 적용되는 탈지분유보다 혼합분유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까닭에 분유의 공급과잉이 불거지게 된 것이다. 혼합분유는 원유 70%에 코코아분말, 곡물 등이 섞인 분유로 제빵과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로 시장에 자리 잡았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생산·수입에서 소비·수출을 제한 우유 재고량은 지난 2011년 1만8467톤에서 지난해 25만2762톤으로 1268% 이상 크게 늘었다. 젖소 사육두수와 생산량 절감으로 작년 말부터 재고량이 줄었지만 올 상반기까지 재고량도 17만1825톤에 달한다.

유업계에서는 보관기간이 짧은 원유를 분유화하고 있지만 소비가 뒤따르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미 FTA 당시 정부가 매년 3%씩 유제품을 무제한으로 늘려 수입한다는 조건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혼합분유는 세계무역기구 출범 이후 전탈지분유에 대한 고율관세를 피하기 위해 대체용도로 수입돼왔다. 하지만 2008년 2만5868톤이었던 혼합분유는 전탈지분유의 관세가 사라진 2011년 FTA 이후에도 평균 3만2656톤으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훼이파우더와 코코아분말 등이 함유돼있어 가공에 유리하며 오랜 시간 동안 혼합분유 특성에 맞춘 제품 생산을 지속해왔다는 이유로 혼합분유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탈지분유를 40% 무관세로 들여온다고 하더라도 결국 코코아분말 등을 재구입해 혼합해야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도 이유로 꼽았다.

결국 한미 FTA 등을 통해 의무적으로 수입되는 전탈지분유 소비가 이뤄지지 않아 재고가 누적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FTA 협상결과를 통해 15년 내 혼합분유 관세가 0%로 철폐될 것으로 예정돼있어 누적 전탈지분유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감산정책 기조만를 유지하려 할 뿐 국산 우유, 분유의 사용 확대를 위한 대책은 등한시하고 있다”면서 “FTA 협상결과를 통해 혼합분유 관세가 철폐될 예정인 만큼 국산분유에 대한 소비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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