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파생상품손실 1조3000억대… 4분기 연속‘적자’

증권업계, 파생상품손실 1조3000억대… 4분기 연속‘적자’

기사승인 2016-10-26 18:14:31
[쿠키뉴스=홍석경 기자] 주요 증권사 10곳의 파생상품손실이 4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증권업계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발행이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기초자산 가치하락으로 인해 손실이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공시된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10곳의 올 상반기 파생상품손실액은 1조3860억원으로 4분기 연속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2392억원, 233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도 각각 2333억원, 210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어서 ▲신한금융투자(1989억원)▲하나금융투자(945억원)▲현대증권(788억원)▲NH투자증권(501억원)▲미래에셋대우(390억원)▲메리츠종금증권(127억원)순으로 손실 규모가 컸다.

증권업계 파생상품 손실은 지난해 1분기 이후 급등하기 시작한 ELS나 파생결합증권(DLS) 등 발행량 증가에 따른 손실로 추정된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들 증권업계가 가장 많이 발행하고 있는 ELS의 경우 지난해 3월 기준으로 21조원을 기록했지만 1년사이 27조원으로 6조원이상 불어났다.

대부분이 H지수와 연계된 해외지수형 상품으로 중국증시 호황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지만 이후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손실규모도 키웠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 업계 상위 증권사 3곳의 파생상품수익만 봐도 5000억원을 기록하며 증권사 1년 매출치에 근접했다.

ELS열풍에 증권업계는 최근 1년사이 발행액을 크게 늘렸지만 미국 금리인상 우려와 중국 증시가 높은 변동폭을 보이며 폭락하자, 파생상품손익을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적자전환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 중국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며 ELS 등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시켜 손실 우려는 다소 수그러졌다. 

한 업계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장기적인 저금리로 인해 투자자들이 ELS등 파생상품에 몰렸다”며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홍콩H지수 등 중국증시에 많이 투자했는데, 이후 중국 증시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파생손실을 키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ELS같은 파생상품손실에 증권업계 실적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투자(IB)부분은 전년동기비 이익이 증가되고 있지만 ELS 등 파생상품 관련 수익이 크게 줄었다”며 “올 상반기 국내 증권사들의 발목을 잡았던 중국증시가 하반기 들어 회복하면서 관련 파생상품도 손실을 다소 만회했지만 여전히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김 연구원은 “현재 증권사 수익에서 ELS 등 파생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며 “ELS 판매수수료 수익은 손실 우려로 인한 발행잔액 감소와 업계 경쟁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로인한 수익 감소는 수수료수익 보다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hsk8703@kukinews.com
홍석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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