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 규명 및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29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촛불집회 참가자 2만여명(주최측 추산)중 일부는 “청와대로 가자”는 구호를 외치며 예정된 경로를 벗어나 행진했다.
시민들은 경찰의 1차 저지선을 뚫고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으나, 미 대사관 앞에서 경찰에 저지당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 대열의 가장 앞에 서 있던 한 남성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혼절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혼절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들을 향해 “폴리스라인을 넘을 시 캡사이신을 사용하겠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집회 현장에 있는 쿠키뉴스 취재팀에 따르면 경찰과 대치 중이던 일부 시민들은 촛불집회가 폭력시위로 변질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앞쪽에 선 시민부터 차례로 앉았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려 하는 집회 참가자에게 “싸우지 말고 앉으라”고 소리쳤다.
시민들 사이에서 “경찰과 싸워야 한다”는 의견과 “평화 시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평화 시위를 주장하는 시민들은 경찰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끌려나온 의경에게 “오늘 수고했다”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다시 경찰과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60대 남성 참가자는 얼굴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세종대로 양방향 전체를 점거하고 불법 집회를 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지금 즉시 해산하지 않으면 사법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오후 9시40분 “집회 주관자가 집회 종료를 신고했다”며 “속히 해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aga4458@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