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지급률 확대로 교사들 반발 커져
전교조, 교원 평가과정 참여 거부
교총, 50만 입법청원 전개
[쿠키뉴스=김성일 기자] 정부가 교사들에 대한 성과상여금 차등지급률을 확대하면서 교단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반대 교사들은 이를 교권침해로 규정하고 거부운동도 불사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원 평가제는 교사의 민주적·자주적 교육활동을 방해한다”고 단언했다.
교사의 능력 신장은 고사하고 연수는 시간 채우기 경쟁으로, 상담 기록은 실적 쌓기 위주로 변질될 것이란 주장이다.
또 공개수업과 컨설팅이 강요되는 등 경쟁 논리가 앞선 교육현장의 모습을 우려했다.
이들은 교육부의 평가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교사 1만3천여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전교조는 앞서 지난 9월엔 성과급 차등지급 폐지를 주장하며 전국 교사 7만5,627명(3520개 학교)이 개인별로 받은 성과급을 모아 똑같이 나눠 가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인 성과급 차등지급률은 기존 50%에서 올해 70%로 확대됐다. 교육부는 성과급을 수령한 후 이를 균등하게 재분배할 경우 등을 부정수급으로 간주해 최고 파면에 이르는 징계조치를 적용할 방침이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교사에 대한 폭행 및 폭언이 일반적 교권침해로 알려져 있지만, 평가를 바탕으로 한 차등지급이야 말로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인 교권침해다”라며 “당국은 시스템에 의한 교육문제를 교사 개인에게 국한시켜 정책 실패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올해 9월 가진 교육부와의 첫 단체교섭을 통해 상여금 차등지급 제도의 폐지를 요구했다.
교총은 객관적 평가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성과급 차등지급은 교단의 안정과 사기를 저하시킨다고 설명했다.
최근 교총이 교원 1,7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4%가 ‘(건전한 경쟁을 통한 사기진작 등) 차등지급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6%는 제도의 폐지를 요구했다.
교총은 차등지급 철폐 등을 관철시키기 위해 50만 교원 청원운동도 벌였다. 집계된 청원 결과는 정부와 국회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성과급 차등지급은 교사 간 갈등만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달 교섭 시기에 맞춰 입법청원 결과도 나올 것 같다”면서 “교육부에 학교 현장의 정서를 그대로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