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대구=김덕용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1일 큰 불이 난 대구 서문시장을 전격 방문했다.
외부 일정을 중단한지 35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헬기를 통해 대구로 이동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서문시장에 도착한 뒤 여론을 의식한 듯 10여 분 머물며 피해 현장을 둘러봤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순수한 개인 차원"이라고 짤라 말했다.
박 대통령이 서문시장을 전격 방문한 것은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큰 재난이 발생한 것을 묵과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문시장은 2012년 대선 직전과 지난해 9월 대구 방문 일정 때 각각 방문하는 등 정치적 고비때 마다 찾던 곳이다.
이날 박사모 대구지역 회원들은 화재현장 앞에서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박근혜 탄핵을 추진하는 야당 국회의원들은 모두 낙선운동을 해 다시는 국회에 입성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근혜퇴진대구시민행동' 회원 60여 명은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박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은 과거처럼 퇴진위기 극복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민을 우롱하고 고통 받는 상인들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박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을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화재로 피해를 입은 서문시장 상인들도 냉담한 분위기를 보였다.
30년째 건어물을 팔고 있는 이모(64)씨는 "벼룩도 낮짝이 있다.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해 놓고 뭣 때문에 이곳을 찾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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