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지난 2일 홍콩 아시아월드엑스포에서 2016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Mnet Asia Music Awards, 이하 MAMA)가 열렸습니다. CJ E&M에서 주최하는 MAMA는 아시아 음악 축제를 표방하며 매년 큰 규모와 무대를 자랑합니다. 국내 가수 뿐 아니라, 평소 우리나라 방송에서는 보기 힘든 해외 가수도 무대에 서죠. 신선한 조합의 아티스트가 협업 무대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Mnet 측은 MAMA 시작 전부터 다양하고 신선한 협업 무대가 마련돼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습니다. 공개된 라인업 외에도 더 놀랄만한 공연이 준비돼 있다는 뉘앙스를 숨기지 않았죠.
놀랄만한 공연의 정체는 바로 위즈칼리파와 소녀시대 태연의 협업 무대였습니다. 두 사람이 MAMA 무대에서 ‘시 유 어게인’(See You Again)을 함께 부르게 된 것입니다. 이 사실은 MAMA의 본 시상식이 개최되기 직전, 레드카펫 행사 중계방송에서 예고가 전파를 타며 공식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온라인에 두 사람이 함께 한 짧은 리허설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많은 음악 팬들이 위즈칼리파와 태연의 무대를 기대했죠.
하지만, 관객과 시청자는 이 무대를 볼 수 없었습니다. 위즈칼리파는 MAMA에서 홀로 ‘시 유 어게인’을 불렀습니다. 기대했던 많은 팬들은 아쉬움을 갖는 한 편, 리허설을 하고 방송을 통해 예고까지 한 무대가 왜 무산됐는지 궁금증을 갖게 됩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위즈칼리파 측입니다. 위즈칼리파 측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태연 측이 갑자기 무대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에 태연은 자신의 소셜 채널에 장문의 글을 올려 무대가 불발된 사유와 자신의 입장을 설명합니다.
이 글에 따르면 태연은 시상식 당일 리허설에서 방송에 쓰일 음원에 문제가 있다는 통보를 받습니다. 라이브에 필요한 MR이 아닌 AR만 준비된 상황 이었던 거죠. 태연은 제작진과 논의 끝에 무대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결국 취소됩니다. 이 글에서 태연은 “공연 전날 리허설 때도 공연 장비에 문제가 있다고 들어서 위즈칼리파의 리허설을 기다리다가 호텔로 돌아왔다”며 “기대하던 무대였는데 정말 아쉽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태연의 해명으로 이 문제는 마무리 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위즈칼리파 측이 SNS에 “공연 전날 그녀가 병원에 가야한다고 했다”고 말해 논란은 다시 시작 됐죠. 태연은 MAMA 전날 홍콩에서 오전 1시28분경에 SNS에 올린 영상을 다시 재공유합니다. “병원에 가지 않았고 당신을 기다리다가 이제야 씻는다고 하는 것을 보라”는 내용을 덧붙여서 말이죠. 영상 속 태연은 병원이 아닌 자신의 숙소에서 씻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SNS를 통해 양 쪽이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무대를 준비한 CJ E&M 측은 이에 관해 묵묵부답입니다. MAMA 제작진은 양 측의 매개자였을 뿐만 아니라, 무대에 가장 큰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책임감 없는 CJ E&M의 태도는 몇 년 간 MAMA에 제기 됐던 문제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뚜렷한 장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매 번 해외 개최를 고집한다거나, 아티스트를 위한 배려가 부족한 것은 꾸준히 노출된 MAMA의 문제점입니다. 보여주는 것에 급급해 정작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죠. 매년 취약점을 그대로 안은 채 몸집만 키우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외국인이 객석을 채우고 무대 규모만 키운다고 해서 아시아 최고의 음악 시상식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상식과 무대, 공연과 쇼의 기본과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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