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 “대한민국 미래, 숲에서 찾아야”

[이사람]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 “대한민국 미래, 숲에서 찾아야”

기사승인 2016-12-12 08:53:49

[쿠키뉴스=이은철 기자] 지난달 16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국제협동조합연맹 아시아·태평양 총회(ICA-AP)에서 이석형(58·사진) 산림조합중앙회장이 임업분과위원회 초대위원장에 선임됐다. 국제협동조합연맹은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비정부기구로 전세계 94개국 268개 협동조합이 소속, 10억명 이상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ICA-AP 임업분과위원회는 우리나라, 일본, 뉴질랜드, 인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등 8개국이 참여해 지속가능한 산림환경과 임업 발전을 위해 결성됐다.

  지난달 전원 합의추대로 초대 위원장에 선임된 이 회장은 대한민국 산림녹화 성공신화의 주축인 산림조합중앙회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다아시아·태평양 임업기술 발전에 역할을 해달라는 각국의 요구에 의해 결정된 것인 만큼 임기 2년간 신규 회원국 유치에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회원국간 협력과 활동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전세계 임업협동기구로 확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대학 졸업 직후인 1987년부터 KBS에서 프로듀서(PD)로 활동하다 1998년 함평군수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내리 3선을 역임했다. 군수에 당선된 뒤 함평나비축제를 창안해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이자 세계적인 관심과 주목을 한 몸에 받게 했다.

  그가 이끈 함평나비축제의 놀라운 성공은 공직사회는 물론 기업경영자들에게도 신선한 충격과 숙연한 감동을 준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중앙회에서 이 회장을 만나 취임 이후 그간의 성과와 산림산업의 비전을 전해 들었다.

 

-산림사업의 비전을 제시한다면.

우리나라 국토의 64%가 산림이고, 그 중 68%가 개인이 소유한 사유림이다. 사유림은 인공림으로 원시림 형태의 국유림과 상반된 개념으로 나무농장이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126조원으로 평가한다. 그럼에도 사유림을 소유한 산주에게 돌아오는 것은 전무하다. 임업직불제를 비롯해 임산물재해보험 등 지원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산림개발은 산림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다. 나무농장을 운영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끌어가야 한다.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임도(林道)의 개설, 대규모 산림경영단지 조성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산림에서 소득이 창출돼야 희망이 생긴다. 사유림의 소득창출과 산림자원 보존으로 숲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6차 산업으로의 발전을 강조했는데.

땅이 아닌 하늘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역발상에서 착안된 게 함평나비축제다. 역발상을 통한 축제의 기획도 주효했지만, 가장 큰 성공의 비결은 역시 농업, 문화, 서비스의 융복합이 주요한 성공요인이었다. 중앙회에서 추진하는 신사업들도 임업 그 자체가 아닌 융복합을 통한 다차산업으로 진화시키는 것이다. 문화, 관광, IT, 의료, 복지서비스 드과 융복합을 할 수 있는 신규사업을 발굴, 정착시켜가는 게 목표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추진사업은.

임산물을 테마로 한 숲카페, 요리전문점, 산림곤충산업 등을 추진 중인데, 최근 국민적 관심사인 수목장과 연계한 상조서비스에도 진출했다. 산림을 통한 미래먹거리와 양질의 일자리창출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상조사업 진출의 의미와 기대효과는.

상조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최근 장례문화가 급속도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화장률이 처음으로 80%를 돌파했다. 선호하는 장묘방법으로 수목장을 꼽는 응답자가 50%에 육박할 정도로 우리나라 장례문화가 변하고 있다. 이에 장례문화를 혁신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수목장림 조성하고 운영하기 위한 녹색문화추모사업단‘SJ산림조합상조를 설립해 운영에 돌입한 것이다. 이미 전남 진도, 경기 양평에 조성된 수목장림에 대한 성공 노하우도 습득했다. 앞으로 중앙회가 직접 운영하는 수목장과 장례상품을 연계하면 저렴하고 품질 좋은 수목장과 장례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부실 상조회사로 인해 고통받는 많은 상조가입자들과 향후 상조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바탕으로 올바른 장례문화 조성과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산림사업 수준을 선진국들과 비교한다면.

산림녹화, 치산녹화사업을 통해 국토를 울창하고 푸른 숲으로 이뤄냈으며, 세계 최고의 산림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녹화에 급급하다보니 경제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민을 덜한 부분이 있다. 특히 산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전무하다. 성공적으로 조성된 산림에서 이제는 이득이 창출돼야 할 시점이다. 산림경영을 위한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산림경영을 위해 꼭 필요하고 산불 발생시 방화벽 역할과 병해충을 방지하는 임도, 산사태 방지와 산림조경을 위한 사방댐을 산림을 훼손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 특히 임도와 사방댐은 평지도로와 철도처럼 사회간접자본으로 인식해야 한다. 현재 우리 산림의 임도는 헥타르()2.8미터(m)로 임업강국인 독일 46미터, 오스트리아 45미터, 일본 13미터보다도 한참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본격적인 임목 수확시기가 도래하더라도 비용이 높아져 목재를 평지로 내리는 순간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산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보다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미래 산림사업의 방향을 어떻게 내다보나.

숲과 산림은 과거 우리의 일터, 휴식터, 치유, 안식의 장소였다. 1970년대까지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자원의 보고였다. 대한민국 산림녹화는 가장 빠른 속도로 완성됐다. 그러나 보존 중심의 정책으로 우리 숲과 산림의 자원 활용은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잠자고 있는 숲 속의 자원들을 깨워야 한다. 스위스 국토면적은 강원도 산림면적보다 작다. 그럼에도 스위스 산악관광 수입은 연간 35조원에 이른다. 대한민국 전체 관광수입 18조원의 두 배다. 1차 산업에 국한된 산림산업과 보존 중심의 정책으로는 산림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다른 산업과 융복합하는 6차 산업으로의 진화가 절실하다. 다소 직설적이지만, 돈이 되는 산림환경을 조성해야 재투자를 통한 산림의 선순환구조,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산림과 임업의 희망을 제시한다면.

중앙회는 조합원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성원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끊임없는 혁신과 신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산림과 임업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더 큰 상상을 펴고 있다. 산림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콘텐츠, 소프트웨어 중심 전략으로 산림산업을 변화시켜야 한다. 전통적인 산림분야의 1차 사업만으로는 미래를 상상하기 어렵다. 휴양, 치유, 교육, 문화, 관광 등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을 이뤄내는 6차 산업으로 빠르게 진화하지 못하면 우리의 산림은 어쩌면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청정 임산물의 새로운 소비모델을 개발하고 문화와 서비스가 결합된 6차 산업으로 산주, 임업임의 소득증대를 이뤄내겠다. 중앙회가 숲과 산림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상상의 출발점이자 현실로 만들어내는 전진기지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이석형 회장>

-1958117일 출생

-함평농고 졸업

-전남대 농학 학사

-전남대 행정대학원 석사, 농업개발대학원 석사

-KBS 프로듀서

-전남 함평군수(3)

-산림조합중앙회장

 

dldms8781@kukinews.com

이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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