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영광 “첫 공중파 주연 점수 51점… 성장과정 계속 보여드리고 싶어요”

[쿠키인터뷰] 김영광 “첫 공중파 주연 점수 51점… 성장과정 계속 보여드리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6-12-19 17:49:30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첫 공중파 드라마 주연에 도전한 배우 김영광이 그랬다.

김영광은 지난 13일 종영된 KBS2 월화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로 공중파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그의 연기에 나쁜 평은 없었다. 작은 조연에서 시작해 단막극, 케이블 채널, 종편 채널, 웹드라마와 영화까지 다양한 분야를 오가며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은 결과다. 큰 키와 긴 팔다리, 잘생긴 외모까지 겸비해 지금도 모델 이미지가 남아있는 김영광이지만 벌써 연기 경력만 8년차다.

하지만 시청률이 좋지 않았다.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혹평도 쏟아졌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표방하며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대부업체와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지루해졌다는 평가다. 드라마에서 수애의 연기력만 살아남았다는 반응도 많다.

지난 16일 서울 논현로 한 카페에서 만난 김영광은 드라마에 대한 혹평과 달리 “시청률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현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외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첫 주연 드라마를 끝까지 잘 마쳤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에 대해 “51점 정도”라며 냉정한 평가를 남겼다.

“항상 다른 분들이 잘했다고 칭찬해주셔도 제 마음속으로는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이 더 커요. 작품이 끝나도 특별히 만족한다거나 제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게 되더라고요. ‘우리 집에 사는 남자’ 속 고난길을 연기할 때는 행복했고 즐겁게 촬영했어요. 하지만 스스로의 연기에 대해 평가할 때는 냉정해지죠. 스스로를 괴롭히는 스타일이에요. 그만큼 잘하고 싶은 욕심이 큰 것 같아요.”

김영광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설명하던 중 “어찌됐든 후련한 게 좋다”는 말을 꺼냈다. 다음을 생각하지 않고 에너지를 한 번에 쏟아내는 연기를 좋아한다는 의미였다.


“제가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다음 생각하지 않고 한 번에 다 쓰는 걸 좋아해요. 그런 연기를 하면 후회가 없을 것 같거든요. 지금도 제 인생의 한 순간이 지나가고 있는 거잖아요.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나중에 ‘그때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하고 후회할 것 같아요. ‘우리 집에 사는 남자’에선 심하게 감정소모를 할 만한 장면은 없었어요. 연기의 편차를 두기 힘든 연기였죠. 하지만 보여줄 수 있는 면이 많아서 다행이었어요. 고난길은 홍만두 가게 주인도 됐다가, 홍나리를 만나면 오랫동안 사랑했던 인물이 되고, 다다금융 이야기가 나오면 느와르 액션물의 주인공도 됐죠. 다양한 것들을 재밌게 시도해볼 수 있는 드라마였어요.”

김영광은 모두가 극찬하는 수애의 연기를 직접 경험한 소감도 털어놨다. 캐릭터나 상황에 대해 자신이 상상하지 못한 해석으로 연기할 때 ‘이렇게도 하는구나’하고 감탄했다. 또 자신의 안 좋은 버릇을 발견하기도 했다.

“제가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 중간에 자꾸 입을 벌리고 있더라고요. 남자 주인공처럼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는데, 상대의 얘기를 들으려고 집중하면 저도 모르게 그런 버릇이 나와요. ‘우리 집에 사는 남자’에선 다행히 그런 장면들이 나리와 행복하게 티격태격하는 순간에 나와서 캐릭터처럼 보였죠. 하지만 재판을 받는 진지한 장면이었으면 이상했을 거예요. 시청자들이 볼 때 ‘저게 뭐하는 거지’라는 의문을 품으면, 내용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 촬영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김영광은 자신이 출연한 모든 작품에 있어 성실한 자세를 보였다고 자신했다. 시청자들이 자신을 좋아해주는 이유도 성숙해가는 과정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도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배우가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본 적이 없거든요. 물론 좋아하는 배우, 믿고 보는 신뢰감 있는 배우가 되고 싶죠. 하지만 아직은 성장 과정에 있는 만큼 시간이 더 지나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성장과정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신뢰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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