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주자 1순위로 발돋움한 가운데 외신들이 혹평을 내놓았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8일(현지시각) 반 총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업적 광내기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흠’이 될 만한 것들을 정리한다는 것이다.
실제 반 총장은 지난 1일 “아이티 국민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표한다”며 유엔 회원국들에 4억달러 치료기금을 요청했다. 지난 2010년 아이티에는 대지진으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당시 아이티에 파견된 유엔 평화유지군 중 일부에 의해 콜레라가 현지에 전파돼 9000여명이 사망한 것에 대한 조처라는 분석이다.
FP는 반 총장에 대해 “반 총장은 강대국에 약하다”며 “그는 미국을 한국의 보호자로 여겼고, 자유세계 리더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반 총장이 201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중국의 반체제 작가 류샤오보의 석방을 중국 정부에 요구하지 않은 것은 (중국의 지지를 얻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유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반 총장이 첫 번째 임기 때는 큰 업적이 없어 ‘C 학점’으로 남을 뻔했다”며 “두 번째 임기에서 파리기후협약을 성사시켜 ‘B 학점’으로 올라섰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반 총장이 외국에서 저평가 받는 것과는 다르게 국내에선 2주째 지지율이 상승해 대선주자 1위(24.5%)에 머물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 22일 새누리당 충북지역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임기 초에 개헌에 나서겠다. 개헌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이 분당하고 ‘비박(비박근혜) 신당’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그의 지지율은 1.2%p 올랐다.
29일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보수와 중도 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대선 후보는 반 총장님뿐”이라며 “지금 국제정세에 가장 필요한 분. 반 총장님이 대선 행보를 한다면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나 의원을 비롯한 반 총장의 출신 지역인 충청권 의원 10여명도 ‘반기문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반 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야당 의원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성남 시장은 “반 총장이 부정부패나 공직비리 권력남용을 했다면 유감”이라며 “공직을 사적 이익에 남용한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반 총장은 구시대·구체제 속에서 늘 누려왔던 분”이라며 “현 시국이 요구하는 대청산·대개혁의 의지나 인식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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