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빠진 한 은행원의 몰락

도박에 빠진 한 은행원의 몰락

기사승인 2016-12-30 11:07:10

[쿠키뉴스 양산=강승우 기자] A(34)씨는 2011년 좁은 취업문을 뚫고 어렵사리 경남 양산의 한 지역농협에 행원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A씨가 스포츠토토 도박에 빠지면서 상황은 완전히 변했다.

급기야 공금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자동현금인출기(ATM) 관리를 맡고 있던 A씨는 ATM기에서 지출하고 남은 현금인 시재금을 조금씩 몰래 빼돌렸다.

날이 갈수록 A씨 도박 중독 증세는 심해졌다.

때문에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A씨 범행도 계속 이어졌다.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을 때는 800만원을 한 번에 빼돌리기도 했다.

A씨는 시재금 잔액을 허위로 조작한 탓에 2년이 넘도록 들키지 않았다.

실제 ATM기에 돈이 부족한데 마치 정상 금액이 있는 것처럼 속였는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던 셈이다.

그러는 사이 A씨가 빼돌린 돈의 규모는 눈덩이처럼 점점 불어났다.

A씨 범행은 휴가 간 출납담당자의 업무를 또 다른 직원이 대신 하면서 들통 났다.

보관 중인 시재금보다 전산상에 더 많이 입력돼 있는 것을 수상히 여겼던 것이다.

지역농협은 농협중앙회에 감사를 요청했고, 중앙회 감사 결과 A씨 범행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확인 결과 A씨는 20148월부터 지난 11월까지 2년 넘게 총 96500만원을 빼돌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스포츠토토에 빠져 그랬다고 했다.

농협 측은 A씨를 업무상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조만간 사건 관계자들을 불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농협중앙회 경남본부 관계자는 해당 지역농협도 시재금 검사를 제대로 못한 책임에 A씨와 같이 횡령금을 모두 변상조치하면서 조합원들의 금전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일이 발생해 죄송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발방지 차원의 시스템 개선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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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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