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병원 김영재의원이 온갖 특혜를 누린 배경에 최씨의 힘이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물증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법조계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작년 4월 무렵 최씨의 금고에서 김영재의원 계열 화장품 회사인 존제이콥스 관련 서류를 발견했다.
최씨 금고를 더스포츠엠으로 가져간 사람은 최씨의 자금관리 실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최씨의 금고를 옮긴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존제이콥스는 김영재의원 병원장인 김영재 원장의 처남 박모씨가 운영하는 기업으로,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을 제조하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뷰티 클리닉'도 운영한다.
최씨가 금고 안에 존제이콥스 관련 서류를 둔 것은 자신의 단골 성형외과 병원 계열사인 이 회사를 직접 챙겼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물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김 원장은 전문의 자격이 없는 일반 의사(GP)인데도 성형외과 분야의 최고 권위의 전문가들도 받기 쉽지 않은 초특급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게 2015년 신세계 면세점과 신라호텔 면세점에 잇달아 입점한 것이다. 특히, 신라호텔 면세점의 경우 존제이콥스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매장에 자리를 잡았다.
인지도가 낮은데다 별다른 실적도 없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인 존제이콥스가 국내 유명 면세점에 들어간 것은 외부의 조력 없이는 어려운 일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업체의 사실상 유일한 생산품인 '성형용 리프팅 실'은 신청 26일 만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는 다른 업체가 허가에 최소 45일, 최대 74일이 걸린 점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생산 실적 등 객관적 지표로는 영세 업체 수준인데도 해외진출은 초고속으로 추진됐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현재까지 확보한 물증 등을 토대로 김 원장과 최 씨 사이의 여러 의혹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한편 김 원장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를 5∼6년 전에 알게 됐다고 이미 시인한 상태다.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