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의사 가운이 주요 감염경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에 의사단체가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정례브리핑 자리에서 “정부차원의 감염관리를 위한 의료기관 복장 권고문 제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포감을 조성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정부는 지난 메르스 사태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해 ‘감염관리를 위한 의료기관 복장 권고안’을 마련하고 의협에 의견조회를 요청했다.
해당 권고안에서는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수술복 형태의 반팔 근무복 착용 ▲재킷형태의 가운을 입고, 넥타이 착용 금지(가급적 가운 입지 않는 것 권장) 등을 권하고 있다.
또 지난 17일 한 언론에서는 의사 가운을 수거해 오염도를 검사한 결과 ‘소매 끝’과 ‘넥타이’에서 가장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당언론에서는 영국이 2008년부터 ‘의료진들에게 긴 소매 옷과 넥타이 착용을 정부 지침으로 제한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의협은 “의료기관 종사자의 복장을 통한 감염 정도가 객관적·과학적으로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권고안 제정은 수용할 수 없다”며 "의료인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위로 의료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해당 권고안이 필요하다면 의료기관 복장의 감염관리 영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수립한 후 연구 및 개선방안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의사협회의 입장이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영국이 긴 소매 옷과 넥타이 착용을 제한하고 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이라며 “자율에 맡기고 있고 복장규정을 두는 케이스는 없다. 옷 가운에 세균이 묻더라도 전파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의복의 역할 중에는 ‘인체 보호’도 있다. 세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가운을 입는 것인데, 보호기능은 무시한 채 반가운 입게 하거나 넥타이 착용을 못하게 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은 절대 병원에서 가운을 빨아주지 않고 출퇴근 시에도 가운을 입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운이 감염원이라면 미국은 더 난리가 났어야 한다”며 “감염의 책임은 의료인이 지고 있다. 가운의 처음 시작은 전쟁터 등에서 위험요소에 대한 보호를 위해 입게 된 만큼 전염원이 돼서 바꿔야 한다는 것은 취지와 다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권고사항을 안 지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의협 차원에서 자율적인 권고안을 만드는 것을 국민건강위원회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며 조만간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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