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국내 유병률, 다른 나라보다 낮은 이유 밝혀져

‘조울증’ 국내 유병률, 다른 나라보다 낮은 이유 밝혀져

기사승인 2017-01-18 21:21:19

[쿠키뉴스=박예슬 기자] 흔히 ‘조울증’이라 불리는 양극성 장애의 국내 유병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원인이 밝혀졌다.

김지현 인하대병원 교수(제1저자)와 장성만 경북대병원 교수(교신저자) 등 국내 7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미국 등 서구권에서 통상 2~3% 정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양극성 장애 유병률이 유독 한국에서는 0.2~0.3%로 극히 낮게 보고돼 온 결과에 주목했다.

이들 연구진은 기존의 양극성 장애 진단기준이 한국에서는 지나치게 엄격한 것으로 보고, 기분장애설문지(Mood Disorder Questionnaire, MDQ)라는 도구를 이용해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의 유병률을 측정했다.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란, 기존의 제1형(조증+우울증) 및 2형(경조증+우울증) 양극성 장애 뿐 아니라 가벼운 수준의 양극성 기분조절 장애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연구는 2011년 전국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의 일환으로 시행돼 30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로 진단 가능한 사람이 한국 전체 인구의 4.3%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서구권 국가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에 해당하는 사람 중 78.3%는 기존의 진단기준을 따르면 우울장애(35.4%)나 불안장애(35.1%), 알코올 및 니코틴 등의 물질사용장애(51.9%)로 진단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지현 교수는 “진단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가벼운 양극성 기분장애라 할지라도 예후와 기능저하, 자살 등의 위험성은 제1형이나 2형에 못지않게 심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단에서 배제되어 향후 증상이 심해지거나, 다른 정신 장애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이전에는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았던 가벼운 증상이나 위험 인자를 치료의 대상으로 보거나, 최소한 예방적 조치가 필요한 상태로 보는 것이 최근 의학계의 추세”라며, “기분장애 등 정신장애에 있어서도 기존 진단 기준보다 넓은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정동장애학회(ISAD) 공식학회지 정동장애학술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2016년 10월호에 게재됐다.

yes228@kukinews.com

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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