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지난해 대(對) 중국 김치 수출액이 한·중 수교 이후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수입김치 양도 늘어 오히려 ‘안방’을 점령당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김치가 44만1000달러(5억원)으로 2015년 10만1000달러보다 336.6%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대만·일본 수출량도 늘어 843억2048만원에서 911억원으로 약 7.3% 늘었다.
그간 중국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자국 절임채소인 ‘파오차이’의 위생 기준을 국내 김치에 적용해왔다. 100g당 대장균 30g 이하인 파오차이 위생 기준이 한국산 김치와는 맞지 않아 사실상 수입이 금지된 상태였다. 이후 검역당국간의 협상과 한·중 자유무역협정 등을 통해 기준개정이 이뤄져 지난해 초 김치의 중국 수출이 재개됐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프리미엄화를 통한 수출전략과 위생규제 완화로 인한 수출 증대가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김치 양도 늘어 ‘안방’인 내수시장이 점령당한 상태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수입김치 규모는 2005년 573억원에서 2015년 1225억원으로 119% 증가했다.
국내에 수입되는 김치 양은 2012년 22만4124톤에서 2013년 22만218톤, 2014년 21만2938톤, 2015년 22만4124톤을 기록하며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5만톤 가까이를 수입했다.
세계김치연구소의 ‘2015 김치산업 동향’에 따르면 국내 연간 김치 소비량은 160만톤으로 추정된다. 이 중 가정에서 소비되는 양이 74.5%인 119만1700톤이며 외식과 급식 등에 사용되는 양이 25.5%인 40만9800톤이다. 이 중 가정에서 직접 담그는 김치 81만1000톤을 제외하고 구입하는 상품김치는 32만700톤이다.
수입된 김치의 99%가 상품김치로 소비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시중에서 판매되는 김치의 77.9%가 중국산인 셈이다. 김치 종주국인 한국이 수출 증대에 신경쓰는 사이 정작 중요한 내수시장에서 밀린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답답했던 대 중 수출길이 뚫려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 국산 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김치에 밀리고 있는 현실도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