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팔아먹고 받은 100억, 안 받는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외침

“역사 팔아먹고 받은 100억, 안 받는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외침

기사승인 2017-03-01 13:10:45

[쿠키뉴스=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이승희 기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272차 정기 수요시위’가 3·1절에 열렸다.

대학생들과 시민단체 600여 명은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2015 한일 위안부 합의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평화나비네트워크 및 집회 참가자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아베 정권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회피하며 오히려 망언과 위협을 하며 피해자를 우롱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굴욕적인 2015한일합의를 자화자찬하면서도 법원이 내용을 일부 공개하라고 한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 정부는 부산 소녀상 문제에 대해서도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 일본 정부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어느 나랏일을 하는지도 모를 화해치유재단을 앞세워 10억엔 현금 지급을 강행하는 무책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그들이 말하는 해결과 화해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공식 사과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 △2015한일합의 무효를 요구했다.

진정한 사과를 촉구하는 피해자 할머니의 발언도 이어졌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우리가 위로금을 바라고 지금까지 기다린 게 아니다”라며 “일본 정부가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사죄하기 전에는 돈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나서서 돈을 받아왔다. 우리를 얼마나 무시하면 이럴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고 하는 사람이 역사를 팔아먹었다. 100억이 아니라 1000억을 줘도 필요 없다. 우리는 진정성 있는 사죄와 명예 회복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표창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수요집회 함께했다. 심 대표는 “오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1절 기념식에서 ‘한일 양국은 위안부 피해자 합의에 취지를 진실로 존중해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며 “친일 매국 정권다운 망발이 아닐 수 없다. 단상을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얼마 전 한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재차 확인됐듯이 한일합의의 취지는 소녀상 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유라 말값도 안되는 10억 엔으로 우리 역사를 팔아넘기는 것”이라며 “이번 대선을 통해 정권이 교체되면 한일합의의 진상을 밝히는 국정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수요집회를 주최한 대학생평화나비 소속 강여진(22·여)씨는 “3·1절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독립을 선언한 날이기에 위안부 할머니들께도 뜻깊은 날”이라며 “실효성 없는 한일합의는 반드시 무효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4살 된 자녀와 함께 수요집회에 참석한 임재욱(38)씨는 “아이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 함께 나왔다”며 “일본 입장에서는 부끄러운 과거를 숨기고 싶겠지만, 우리 국민은 다르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제대로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수원에서 온 김남석(47)씨는 “한일 합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위안부 할머니는 물론 국민은 사과받지 못했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드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도 벌어졌다. 집회에는 “윤 장관은 평화비 철거를 압박하는 등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지우려는 일본 정부의 행태에 동조함으로써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자격을 잃었다. 이에 국민의 이름으로 해임을 명한다”고 적힌 대형 해임장이 등장했다.  

광화문광장에는 삼일절을 맞아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가 예정돼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15차 태극기집회를 열고 오후 4시30분부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한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오후 5시 광화문광장에서 18차 촛불집회를 연다. 이날 집회에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의 이동 경로가 근접하며 경찰은 경비병력 202개 중대 1만6000여 명과 차벽을 투입, 충돌 예방과 질서 유지에 주력할 방침이다.

min@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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