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맞은 촛불집회…“탄핵 기각 시 강력 행동 돌입”

3·1절 맞은 촛불집회…“탄핵 기각 시 강력 행동 돌입”

기사승인 2017-03-01 19:36:46

[쿠키뉴스=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이승희 기자] 떨어지는 빗방울도 촛불을 끄지 못했다.

제98주년 3·1절인 1일 오후 5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황교안 퇴진! 3·1절 맞이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진행했다. 주최 측은 6시20분 기준 20만명의 시민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 결정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퇴진, 특검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기조 발언에 나선 최영준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박 대통령은 최후변론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왜곡보도와 촛불’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항변했다”면서 “아무 잘못도 없는 박근혜를 우리가 공격한 것인가. 재벌들이 어떤 대가도 없이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에 수백억을 모금했고, 우리는 선의를 음해하고 있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정원의 대선개입으로 시작해 집권 2년 차에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고, 구조작업을 제대로 펼치지 않은 것도 모자라 진실규명까지 방해했다. 이게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박 대통령의 실체”라면서 “우리는 용서할 수 없다. 친박세력이 발악할수록 더욱더 규모를 키우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최 실장은 “정세균 국회의장은 특검법 개정안의 직권상정을 거부했다.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헌재가 탄핵을 기각하면 승복하겠다’면서 광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지 않다”며 “야당은 특검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박근혜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핑계대며 촛불의 민심을 거듭 외면한다면 이들도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탄핵이 인용된다면 1차 승리를 자축하며 다음 투쟁을 결의하겠지만 만에 하나 기각된다면 헌재가 촛불민심을 저버렸다고 보고 강력한 항의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참석해 발언을 이어갔다. 박 시장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모인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모두 유관순 열사”라며 “탄핵이 완수 되고 정권이 교체될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박근혜 정부는 한마디 말도 없이 한일 위안부 합의를 진행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박근혜를 탄핵하고,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넘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궂은 날씨에도 촛불집회를 위해 모인 시민들 역시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남편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정모(69‧여)씨는 “박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 없다면 특검에 출석해 밝히면 될 일이다. 떳떳하다면 나오면 될 것 아닌가”라면서 “왜 항상 일방적인 통보만 하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태극기에 노란 리본을 달아 시민에게 나눠주는 참가자도 있었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온 강모(46)씨는 “본래 태극기는 독립운동이나 국경일에 쓰였다”면서 “탄핵 반대 측이 태극기를 사유화하면서 의미가 퇴색된 것 같아 사비를 들여 태극기를 구입해 나눠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면서 “박 대통령의 잘못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 귀를 막고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퇴진행동 측은 오후 6시40분 본집회를 끝낸 뒤 세종대로를 지나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인근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을 마친 뒤 오후 8시쯤에는 광화문광장으로 다시 돌아와 행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에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가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15차 태극기집회를 열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했다.

경찰은 집회 현장에 경비병력 202개 중대 1만6000명을 투입하고 광화문 광장 주변에 차벽을 설치해 양측을 분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차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격렬한 시위를 이어갔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min@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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